안녕하세요.
입니다.
오늘은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저의 어리석음, 저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니깐,
부끄러울수도 있고 창피할 수도 있는 이야기죠.
스팀잇에서 이런 부끄러운 이야기를 속편히 하려고 어쩌면 저는
프로필 사진도 안걸고, 저에 대한 자세한 소개도 않고 익명에 숨어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가 인생을 회고하고 반성하고
그럴 나이가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제야 20대 중반인데 말이죠.
지나온 날에 대한 후회 같은건 없이
앞만보고 달리기에도 늦은 나이인데 말이죠.
하지만 스팀잇에 계시는 인생 선배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싶고,
혹시라도 저보다 어린분께는 제 실패 이야기가
도움이 될까해서...
창피함을 무릎쓰고 저의 실패 이야기를 좀 올리겠습니다.
10대 후반 : 제대로 된 실력은 없이 꿈만 컸던 나.
먼저 제 고등학교때의 이야기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전체적으로 그닥 공부를 잘하는 학교가 아니였습니다.
물론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나름 상위권에 든다는 명문고 소리를 듣는 학교였지만,
객관적으로 봤을때는 그저 그런 전국적으로 따지면 그냥 중위권정도의 학교였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땐 사실 공부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딱히 뭐가 되고 싶은 것도 없었고 공부를 왜 해야하는지도 잘 몰랐었습니다.
매일 컴퓨터 게임을 하느라 밤을 샜고,
학교 수업시간은 그냥 자는 시간이였고,
모의고사 성적표와 내신 성적표엔 항상 어디 대리운전 광고에서나 볼법한 숫자만 찍혀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한 친구와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그 친구도 그렇게까지 막 공부를 잘하는 친구는 아니였는데 싸움 도중 서로 감정히 격해지니깐 그 친구가 저에게
"너는 백퍼센트 XX대학교에나 갈놈이다."
"그따구 성적을 맞고 어떻게 자살을 안할 수가 있냐"
이런식으로 제가 성적이 낮은것을 소재로 모욕적인 발언을 계속 했습니다.
전 너무 기분이 나쁘고 너무 큰 상처를 받아서 그 친구와 치고 박고 싸웠고,
결국 두명 다 선생님께 혼났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분해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날이 제 인생에서 어떻게 보면 좀 큰 전환점이였습니다.
그 영향이 긍정적이였는지 부정적이였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날 이후로 '학벌'이란 것에 20대 초까지 비정상적으로 집착을 했으니 어찌보면 겪어서는 안될 사건이였는지도 모릅니다.
그 날 이후로 약 몇 개월동안 전 진짜 '인생에서 이렇게 까지 뭔가 열심히 한적이 있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그 친구 성적을 훨씬 넘기고 똑같이 그런 말을 해주는 것이 유치하지만 제 목표였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턴가 학벌에 비정상적인 집착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학벌을 가지 못하면 왠지 누군가로부터 이런 일을 또 겪고 무시받을 것 같았습니다.
약 6개월 간의 공부 동안, 저는 그 친구의 성적을 이미 훨씬 뛰어넘었고,
성적이 너무나도 비정상적으로 올라서 제가 부정행위를 한다는 이상한 소문까지도 돌았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의 칭찬, 그리고 아이들의 인정 이런게 그리고 좋은 학벌에 대한 집착 이런것들 때문에 계속 공부를 했고, 3학년때는 수능 전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지역에서 거의 수석을 할 정도의 제가 생각해도 말도 안될 정도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별볼일 없는 제 인생에서의 절정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정말 아무것도 아닌건도요. 저를 예전에 무시했던 아이들이 저를 미친듯이 칭송하기 시작했고 선생님들도 저를 불편할 정도로 띄워줬습니다.
마치 스캠 코인에 거품이 끼는 과정이라고 해야할까요.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 모의고사에서 맞은 성적은 정말 속된말로 '뽀록'이 터진 것 뿐이고 저는 그정도의 실력은 안되는것 같은데. 마침 그때가 수시 원서접수 기간이였는데 주위에서 미친듯이 너라면 OO 대학교는 껌이다. ㅁㅁ 대학교는 정말 최후의 보험 정도로나 써라.
이런 말을 하면서 미친 듯이 제 눈을 높였고 전 제가 진짜 그 정도 실력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거품이 안낀 제 원래 실력이 나왔던 탓일까요. 저는 그 '뽀록'이란게 터지기 전의 평균적인 모의고사 성적보다도 못한 수능 성적을 맞았습니다.
20대 초반 : 두 번의 수능 그리고 두 번의 실패.
그리고 저는 결국 ㅁㅁ대학교에 등록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ㅁㅁ대학교는 전혀 다닐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흔히 말하는 우리나라 3대 명문대가 아닌,
ㅁㅁ 대학교를 다니면 인생이 실패할 것 같았습니다.
ㅁㅁ대학교라는 간판이 저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할것 같았습니다.
고등학교 선생님들도 재수나 반수하라면서 부추겼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입시 실적을 올릴려고 그런 것 같지만..
그래서 ㅁㅁ대학교에서 학점을 전부 포기하면서까지 수능을 두번 더 치뤘고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저한테는 20대 초반 신입생때 추억 이런게 없습니다.
그냥 제가 20대 초반에 남긴건 실패한 수능 성적표 2개와 F가 가득한 대학교 성적표 뿐이였습니다.
저는 두번의 수능을 실패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제가 꿈꾸던 대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습니다.
계속해서 수능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앞서 말했던 왜곡된 학벌주의가 제 머리속에 깊히 박혀있어,
명문대학교를 가지 못하면 인생이 망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수능을 더 준비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군대에 갔습니다.
군대에서 참 다양한 일을 겪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충격받은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학벌에 그닥 관심이 없고
또 저처럼 학벌에 집착하는 사람들 아무도 없다는 것이였습니다.
군대에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수능이란것도 중요하고 학벌이야 좋으면 좋겠지만,
세상엔 수능 공부보다 가치있는게 참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차피 수능을 두번 더 봐서 두번 다 실패한 입장에서 결과론적인 생각이지만,
차라리 그 시간에 대학을 정상적으로 다니면서 더 많은 경험을 했었더라면
어떤 학벌을 가지느냐에 집중하지말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집중을 했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성장한 사람이 되어있을텐데 ..
이런 후회가 마구 밀려왔습니다.
이제 다음주면 제가 다니는 대학교가 개강을 하고 ,
제가 말한 그 ㅁㅁ 대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물론 몇번 수업을 나가보긴 했지만 꼴랑 몇달 다녀본게 전부입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이나 마찬가지인데, (어쩌면 신입생보다도 학교에 대해서 모를지도 모릅니다.)
지금 제 학번은 대학교에서는 '화석학번'으로 불리고 있더군요.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걱정이 됩니다.
아무튼 학벌을 찾아나선 방황은 이제 좀 종지부를 찍고 싶습니다.
어차피 더 이상 바꿀 수 없는거 제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를 생각하고 살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