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를 좋아하는 그녀
문학을 전공한 남편
내년에도 달래를
줍는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다
후두둑 후두둑
산책길 옆에서 소리가 난다
달래가 떨어지는 소리
나무를 흔들 때마다
떨어지는 소리는
기분이 좋다
떨어진 밤을 주울 때처럼
신나는 달래 줍기
한번도 먹어 본 적 없었는데
키위 맛과 비슷하다
나무를 흔드는 등산복의 남자는
환우 남편이다
쉬는 날마다 아내가 있는
병원에 즐겨 온다
아내가 머지않아 떠나는 걸 알고
아름다운 가을 귀중한 하루를
아내와 추억을 만드는
고마운 남편이다
바쁘다며 같이 하지 못한 시간
떠남에 미련 두지 말고
최선을 다해
같이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일은
아픈 아내와 떠나보내는 남편에게도
소중한 시간이 된다
후두둑 후두둑
달래가 떨어진다
흔들때마다 떨어진다
내년에도 달래나무엔
많은 달래가 달리겠지
꼭
달래 따러 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