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어떻게보면 별일 아닌데, 나라도 그랬을 것 같은 일이지만 정말 감사한 일이 있습니다. 5일 동안 스팀잇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그간 있었던 일입니다.
2월 7일 수요일 제 첫 회식이 있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기에 회식은 신나는 날이었습니다. 신입왔냐며 반갑다고 주시는 술을 마시며 분위기에 취하다보니 부끄럽게도 주량을 넘기는 음주를 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취했을 때 하는 버릇이 좋아한다는 말을 반복하다 잠에 빠져드는 것 입니다.(스킨쉽은 안합니다. 말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야 평소보다 빈도가 늘 뿐이라 문제가 안됩니다. 잠에 빠져드는 버릇이 문제입니다.
잠에 빠져드는 술 버릇 때문에 문제가 된 적 있어 술이 취하고 잠이 올 것 같으면 귀가본능이 발동됩니다. 이번 회식에서는 이 본능이 과해서 문제였습니다. 회식을 파하고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을 때 내 물건을 챙기지도 않고 급히 집으로 간 것입니다. 급히 가는 도중에 폰은 분실되고 고시원에 가서는 골아떨어졌습니다.
고시원에 시계가 없습니다. 다행이 일찍 눈이 떠져 지각은 면했지만 폰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였습니다. 떨어져 있는 색시와 아이에게 연락을 못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요, 업무상 곤란함이 다음 가는 문제였습니다. 여러 복잡한 생각 속에 제 폰 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누군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받으신 그분은 제가 폰 주인임을 밝히자
걱정 많으셨겠습니다. 폰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주워서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출근 길에 가까운 파출소에 맡기려다 전달이 늦어질까봐 우선은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폰 잃어버렸을 때 간절한 마음을 알기에 빨리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와 같은 말씀을 해주시며 제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이런 눈물나는 일이... 회사에 사정을 말씀드리고 그분의 직장에 가서 폰을 수령하는 데도 주인을 찾아 다행이라며 웃어주셨습니다. 바라는 것 없이요.
폰을 찾고 보니 제 폰으로 오는 전화를 귀찮아 하시지 않고, 혹시 주인이 연락줬을까 전화를 다 받아주셨었습니다. 저와 연락이 닿고 나서도 폰 주인분께서 곧 연락주실 것이라며 전화를 받아주시구요.
평소에 폰을 주우면 잃어버린 사람을 생각해서 잘 전달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생각대로 했다면 나라도 그랬을 일이지만 정말 감사한 일이었고, 고마우신 분이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에 작은 선물을 보냈지만 더 드리지 못한 것이 아쉬울 다름입니다.
인터넷을 보면 타인을 도와주는 것은 어쩌면 성가시고 위험한 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당장 제 은인이 하신 일도 자칫 잘못하면 점유물 이탈에 해당될 수 있으니까요. 당장 내 물건 가져오라는 이상한 사람을 만날 위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바라는 것 없이 따뜻한 마음으로 행하신 행동을 보니 그저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 또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당장의 작은 성가심과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정말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마다하지 말자 하고요.
인터넷 특성상 그렇겠지만 훈훈한 일보다는 답답한 일이나, 화가나는 일을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선의지를 가지고 도우려 했으나 오히려 어려움에 처하게 됬다는 글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널리널리 전해지고, 신문에 나지 않을 정도의 선행은 당연한 일이 되어 당사자간의 일화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도우려다 안좋은 일을 당하는 것 보다 훈훈하게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실생활에서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머리 속으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집에서 인터넷으로만 사회를 접하다 보니 마음 한켠에서는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저에게는 무척 고마웠던 일을 글로 적어 남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간접적으로 접하는 무서운 사회보다 실제로 접하면 소소한 미담이 많은 현실에 어려운 일이 있는 사람을 돕자는 마음을 다잡기 위함입니다. 홍익인간을 말씀하셨던 선조님이 새삼 떠오릅니다.
목요일 오후 폰을 찾기는 했지만 걱정을 많이 한 색시를 달래다 목요일이 다 가고, 금요일에 본가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하다보니 스팀잇을 5일이나! 못했었네요.
오늘 고시원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스팀잇을 다시 시작했는데 피드의 글을 보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포스팅도 구경해보고 하다보니 어느새 12시가 넘고, 숨 쉬는 글이라도 나름 정성스럽게(?) 쓰다보니 어느덧 새벽 2시가 다됐네요. 스팀잇 너무 유익하고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