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는 책이 한 가득 있다. 어려운 경제나 역사책에서부터, 읽기 쉬운 소설책까지 있다. 하지만, 다 읽지 않았다. 언젠가는 읽을 거라고 생각하며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지금도 내 책장에는 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책들이 있다. 예전에 공부했던 수험서도 버리지 않았다. 거의 읽지 않은 책은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겠다. 그리고 이미 헤진 책들은 그래도 중고라도 팔 수 있을 것 같아서 버리지 못했다. 내 방에는 책이 너무 많다. 그런데, 책만 많은 것은 아니다.
우리 집에는 잡동사니가 많다. 고무줄도 많고, 종이백도 많다. 어쩌다가 구하게 되면 버리질 못한다. 고무줄은 집안일을 할 때 쓰일 때가 있으니, 꼭 모아둔다. 종이백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집은 너무 답답하다. 쓰지 않는데, 언젠가는 쓸 것 같아서 모아 놓은 물건이 너무 많다. 95%는 그런 것 같다. 정작 매일 쓰는 건 사실 1%정도뿐인 것 같다.
나는 그래서 집이 좁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가끔 집에 오래 있으면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다. 언젠가 쓸지 모르는 물건들이 내 방을 전투 차지한다. 그래서 모두 버리려고 한다. 정말 필요한 책 몇 권만 남겨두고 전부 버렸다. 아까웠지만 꾹 참았다. 책을 버리면서도, 언젠가는 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참고 버렸다. 잡동사니도 전부 버렸다. 차라리 다시 사겠다는 마음으로. 집이 깨끗 해졌다. 어지럽지 않고, 정말 필요한 것만 있으니 방이 넓어졌다.
우리 인생이 이렇게 많은 것으로 가득 찬 것이지 않을까? 살다 보면 할 것이 너무 많다. 공부도 해야 하고, 연애도 해야 한다. 돈도 벌어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한다. 가족이랑도 만나고 여행도 가야한다.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분명, 이 모든 것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많으면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마치 내 방에 무수히 쌓여 있는 언젠가는 읽을 그 책들처럼…
바쁜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너무 바쁘면 독이다. 할 것이 너무 많으니 여유가 없다. 책도 한권만 읽으면 즐겁다. 하지만, 100권을 쌓아 두고 읽으면, 몹시 답답하다. 우리의 인생은 무한하지 않다. 방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은 정해져 있다. 그렇다면, 혹시 모를 미래만을 바라보고 뛰어가기 보다는 지금을 바라보자. 지금, 꼭 읽어야 하는 책만 읽자. 다 읽으면 언젠가 다른 책을 읽을 날도 올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간다.
지금에 충실하자. 지금은 없어도, 내일은 있겠지. 그러니 지금 꼭 해야 하는 것만 하자. 너무 바쁜 우리들의 인생이 바쁘지 않았으면 한다.
바쁠 때 순간의 여유가 행복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