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빈센트! 당신은 그래도 행복한 남자에요. 로트렉이라는 친구가 있었고, 테오라는 평생의 지원자 동생이 있었죠.
그 말을 들은 고흐는 약간 목소리가 바뀌면서 테오가 된 것처럼 말했다.
"형! 내가 보내준 돈을 갚을 생각 따윈 하지마. 훌륭한 그림만 그리면 되. 오..최근 형의 그림엔 아무도 흉내 못낼 약동하는 색채가 있어! 형채의 표현방법은 더욱 발전했고! 화가의 영혼까지 그림 속으로 스며들어간듯 하다니까?"
여기까지 읊조리던 고흐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형이 이 경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머릴 혹사했을까? 정신발작 일어난게 당연한건지도 몰라.
맨 정신으론 도저히 이런 표현이 나올 수 없어. 하지만 형! 발작을...용납은 하지 마!"
황진이: 그,그랬어요? 테오가? 편지로...정말 테오...결혼도 했다면서요.
고흐: 요안나, 제수씨도 내게 편지를 보내어 날 격려하곤 했어.
정말정말 좋은 여자야. 진이! 그녀가 되어 다시 한번 그녀의 말을 전해주곘소?
황진이는 고개를 푸욱 숙였다가 들더니 꿈꾸듯이 말을 했다.
"테오는 늘 형님을 이야기해요. 이 테이블보는 형이 유난히 좋아했던 거야. 이 커피의 향을 형은 좋아했지. 이렇게 아침햇살을 쬐며 한동안 형은 창밖을 바라보곤 했어....늘 이야기의 끝은 형님이곤-.
내년 2월이면 아기가 태어나요. 사내아기일것 같아서 남편과 상의했죠.
이름을 빈센트라고 하기로 했답니다."
고흐: 내가 뭐가 잘난 형이라고 내 이름을...어쨌든 난 그 아기를 보러갔다오.
빈센트가 빈센트를 보러 간거요. 안아주었지.
애를 잘 안고 돌보는 법을 요안나에게 일러주었소. 난 시앤의 아기를 돌본 경험이 있거든.
그 시절이 겹치면서 눈물이 나더군. 그 이후 난 오베르로 떠났소.
오베르의 성당이요. 분위기는 음산했지만....그려둬야 했지.
난 내 남은 날이 많지 않음을 알았으니깐.
거기서 내 인생 전체를 걸고 불사르기로 하고 난 어느 곳에서 보다 거기서 많은 작품을 그렸다오.
매일 매일!!! 그리는 동안엔 신기할 정도로 몸과 마음이 쾌청했소!
비온 뒤 오베르의 길이요. 정말 청신한 느낌 나지않소?
황진이: 발작을 일으키곤 했다면서요. 그런 몸으로...
고흐: 그래요. 발작이 언제 일어날 지 몰랐소. 발작이 일어나면 난 물감을 입에 쥐어짜서 삼키기도 했어. 유화니까 물감만 먹으면 안돼. 기름도 마셨지!
난....색을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시키고 싶었던 거요.
난 밝고 강렬한 색만을 쓰던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소. 중간색조의 중후함을 느끼기 시작했던 그 시절!
황진이: 왜 말하면서 자꾸 가슴을 만져요? 아파요?
고흐: 내 심장이 재촉하고 있어. 타오르던지 꺼져버리라고...그런데....
테오는 화방에서 문제가 생겨서...독립을 고민하게 된거요.
하지만 이 못난 형이 짐이었겠지. 난...그 녀석 성격을 알아.
내가 지옥에 있으면 지옥으로 계속 사식을 넣어줄 녀석이라오.
내가 이 세상에 있는 한 테오는 자기 삶을 살 수가 없다는걸...난 잘 알고...
황진이: 빈센트! 당신 속주머니에 그 시커먼거...총이죠?
고흐: 진이! 대,대단히 미안하오만....내 마지막을 함께 해주겠소?
이 철저한 실패자의 마지막에 함께....난 여기서 끝을 내고 싶소! 이 밀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