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가 풀이 죽은 모습으로 신발을 직직 끌며 찻집 문을 열고 들어왔다.
황진이: 거 왜 고갱 쫓아보내고 나서 지래 풀 죽은 빈센트같은 꼴을 하고 오슈?
뭐 궂은 일 있어요?
구스타프: 교육부에서 나한테 주문이 들어왔는 이야기 했었지?
내 일생일대의 기회였소!
황진이: 아! 빈대학 강당에 [법학] [의학] [철학]을 상징하는 그림 주문 말이죠?
왜? 빠꾸 맞았어요? 어떻게 그렸길래?법학 부터 보여줘봐요!
이런 공무원개쉐이들이 도대체 눈알을 사치품으로 달았나!
법학 보여달라니께요?
구스타프: 보면 모르겠소? 이게 법학이요!
황진이: 뭔 소리여 시방! 이건 플레이보이 잡지표지 아뇨? 여그 어디가 법이 있고 학문이 있다고~?
구스타프: 아...이런! ㅠㅠ 난 화가야! 화가는 그림으로 말할 뿐!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요! 제발...진이 당신은 알아볼 줄 알았는데...
황진이: 쥔장! 이거 좀 쌤의 예리무쌍한 눈으로 분별 좀 해봐요.
구스타프 스스로도 표현을 못하거든요?
쥔장: 문어에게 휘감겨 벌 받는 이 노인은 욕망에 끌려가 죄 짓고 마는 무력한 인간을 표현한거야.
황진이: 이 섹쉬한 세여인은요?
쥔장: 연민이지. 이건 구스타프의 마음이야. 우리가 뭘 잘못했기에?
왜 이토록 고통받아야 하는데...? 관능은 죄가 아니잖아?
이건 유혹이며 쾌락이지.
이건 쾌락의 문을 감연히 연 사람들에 대한 질투의 시선이야.
저 작아진 동공을 좀 봐. 마음이 좁아진 상태를 몸이 말하는 것이지.
'니가 그렇게 쾌락을 맘껏 즐겨? 그러나 두고 봐! 반드시 후회하게 될껄?' 이런 표정 아냐?
황진이: 오...역시 쥔장!! 그런데 세 여인 다 왜 이리 말랐어요?
잘 보니 관능적이지도 못한데?
구스타프: 그건 내가 말하리다. 법은----생명의 풍요와는 거리가 멀게 진행되어 왔다는 뜻이요!
황진이: 그렇게 묘한 빈정거림이....그림 상단에 이 세 여인은 뭐유?
구스타프: 법의 신이요! 내 여자 그림 중에 이토록 무미건조한 여인은 다신 없을거요.
쿠쿡!!! 우측여인이 들고 선 글씨 LEX 는 법 이란 뜻이고...
말하자면 검사역이고 좌측 여신은 이해하고싶은 변호사역할의 신이라오.
황진이: 구스타프-당신 정말....그 뜻을 다 알고나도 당신 그림 대학 강당에 걸어놓지 않을 것 같은데? 하여튼 대단한 세계야. 당신이라는 세계! 우리 뭐 좀 시켜먹을래요? 내가 위로주 한잔 살게요.
쥔장: 잠깐! 아직 풀지 않은게 남았는걸? 이 질투와 분노의 여인 바로 옆에 자그마한 군상들...이건 뭐지?
구스타프: 무기력한 방관자들이요! 자유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려는 나같은 사람을 공무원들-그 밥탱이같은 공무원들은 도무지 이해도 못해! 빠꾸나 놓을줄 알고...
그런데 사람들은 내 편을 들지도 않아. 저렇게 냉담한 표정으로 보고만 있단 말요!
가장 게으르고 더러운 종족들이라고 난 감히 말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