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5만 스팀파워가 목표였다.
내가 "열심히 해봐야지" 하고 마음먹었던 시기를 기준으로
5만 파워면 대략 1억 정도의 가치였기 때문이다.
스팀에 많은 돈을 투자한 게 아닌데도 이미 가격이 4배 정도 올라서, 쌓인 스팀 파워와는 상관없이 이미 1억에 가까운 스팀파워를 보유하게 되었다. (가깝기만 하고 아직 1억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참치나 돌고래급 이었던 스팀잇 계정들이 고래급으로 등급 업 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가격이 오를수록 더 많은 고래가 생기는 느낌이다.
각종 바이블에 나오는 천지창조의 한순간처럼 대왕 고래는 태양이 되고, 달이 되고, 땅이 되고, 산과 바다가 되고……. 일반 고래와 참치, 돌고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그런 느낌.
(등급으로 말하니 다단계가 또 떠오른다.)
(대왕 고래를 생각하니 '거인' 노래가 생각나서 링크)
나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딱히 돈이 많아서 이 세계에 뛰어들어 투자한 것도 아니었다.
회사 다니면서도 삼시 세끼를 직접 챙겼던 것은 건강을 위해 서기도 했지만 70% 이상이 그냥 돈을 더 절약하고 싶어서이었기에 한 끼 총 재료비를 500~600원 정도에 맞춰서 요리하던 나였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약간 투자했던 돈이 들쭉날쭉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운이 좀 맞기도 해서
남는 수익은 스팀으로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심지어 그렇게 묻지마 투자로 마이너스 90%를 넘게 찍었던 코인들도 한두 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 회복했다.
그다지 착하게 살지도 않았는데 마치 산타 할아버지가 다녀간 것처럼 말이다. (6개월의 기다림이란…. ㅎㅎ)
최근 11월~12월 초까지 스팀이 딱 1달러 가격을 유지하고 있을 때 총 5만 파워를 만들어볼까 생각을 해봤었다.
짧아도 2~3년은 걸릴 듯 했던 목표가 눈앞에 있다 보니 가진 돈을 다 던져볼까 손이 근질근질…….
연말에서 연초가 되면 각종 이슈로 스팀의 가격이 많이 오를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생각한 것이 나의 현실 자산.
티비나 라디오, 인터넷 뉴스를 통해 로또로 수백억을 얻었으나
삶의 균형이 무너진 사람들이 떠올랐다.
나도 스팀을 통해 그럴 뻔했다고 본다.
아슬아슬하게 그 경계선에서 멈춘 것이다.
아마 로또 2등이나 3등 정도의 느낌인데
이조차도 내 그릇에는 차고 넘치는 금액이 되어버렸다.
암호화폐 자산이 현실 자산을 웃도는 건강하지 못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파워 다운을 해야 하나...)
격투기 종류의 스포츠를 좋아하진 않지만 '권투'가 생각났다.
상체가 아무리 강력하고 무거운 펀치를 가진 사람이라도
하체가 부실하면 '큰 한방' 이 없는 아웃복서에게 KO패를 당하거나
질질 끌려다니다가 판정패를 당하는 게 보통인 그런 느낌.
진짜 스포츠가 아닌 만화만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냥 그 '큰 한방' 하나만을 바라보고 프로 복서를 하시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싸움 좀 한다는 사람들도 링 위에 올라가면 그냥 어린아이가 되는 모양새도 개그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 종종 봤던 거 같기도 하다.
현실 자산이 든든한 하체라면, 암호화폐 자산은 상체와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큰돈을 벌더라도 그 금액을 지탱할 기반이 없는 상황이라면
그것이 결국 자기 자신을 갉아 먹는다고 생각된다.
스팀도 오르고, 스달은 더더더 오르고....
보상이 커져 좋으면서도 가격이 좀 내려가길 바라기도 했다.
평소 히히덕 거리며 쓰던 글을 이제는 못쓰게 될까 하고 걱정하면서..
5만 파워를 보유한들 그것을 지탱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다고 생각해 포기한 사람의 이야기.
누가 들으면 멍청한 소리라고 하겠지만....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ㅎㅎ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