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동생은 많이 컸다. 말장난 같지만 진짜 컸다. 키가 커졌다. 점심을 먹고 정리를 하고 있는데, 옆에선 동생이 나보고 원래 이렇게 작았냐고 묻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키가 비슷하다고 우길 수 있는 정도는 되었으나, 이제는 누가 봐도 내가 더 작다. 그리고 뭘 먹고 돌아다녔는지 힘도 쌔졌다. 가방매고 걸어 다니기만 해도 몸에 근육이 붙는 녀석이다. 중학교 때 이미 힘으로 동생을 이길 수 없는 걸 알았지만, 악력만큼은 내가 한수 위였다. 이제는 손아귀를 마주 잡으면 내가 5초도 버티지 못한다.
중학교 때 이미 난 더 이상 동생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이는 신체적 능력뿐만 아니라 학습능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내가 대학을 다니던 1년, 군대에 있던 1년 동안 동생이 너무나 약해졌다. 그동안 내가 동생을 만나면 꺼내는 이야기는 다 잔소리였다. 나보다 강했던 동생이 나보다 약해지니 나 역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꺼냈던 이야기가 잔소리였던 것이다.
그랬던 동생이 여행을 떠났고, 어른이 되어서 돌아왔다. 아직 동생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는 모른다. 동생과 같이 있었던 건 2일이고, 시간으로 따지면 24시간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동생이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다시 도약을 준비하는 동생이 그 어느 때보다 멀리 뛸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