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감싸듯 겹겹이 산으로 둘러 쌓인 작은 산골 마을.
나는매일 저녁 해넘이를 하고,
빛이 걷어들여진 수묵빛 대기의 맑음을 맞이하며
어둠이 천지 사방을 먹물처럼 감싸고 들어 올 때 까지
마당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다.
산 그림자와 밀어를 속삭이는 여울물 소리.
홀로 짙어져 가는 어둠을 희석 시키려는 마당의 가로등과
흐흐흐흐~ , 흐흐흐~,
허공을 흐물흐믈 주무르는듯한 부엉이 소리가 들리면
싸늘해진 공기가 나를 방안으로 떠민다.
마당에서 몸을 돌리는 순간 또 그 소리가 들린다.
매력적인 중 저음의 남성의 목소리,
그러나 그것은 누군가를 향해 짧게 짧게 내지르는 소리다.
똑같은 소리가 한동안 반복된다.
여울 건너편 산에서 나는 소리다.
오! 이번에는 정말 매력적인 남성의 목소리 같아!
나는 녀석들의 애타는 사랑의 갈구를 느낀다.
화천 명월리로 치유명상센터를 마련해서 이사를 한 친구.
이사 온날 저녁.
어떤 사람의 한맺혀서 피 터지게 내 지르는 절규를 듣는다.
아, 누군가 정말 힘든 사람이 산에서 목놓아 울며 절규하나 보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친구들을 불러 모아 중무장을 하고 산으로 가서
저 절규하는 사람을 찾아봐야 겠다.
필시 무슨 사연이 있는 사람이 저 산속에 있는게야.
그러나 동네 사람들이 하나같이 뜯어 말린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저 소리는 사람의 소리가 아니다.
고러니가 짝을 찾을 때 나는 소리다.
그러나 도시에 살다가 시골에 내려온 사람들은
초저녁이나 한 밤중에 산에서 들리는
저 한맺힌 듯한, 피터지 듯한 절규의 소리를 들으면
꼭 사람의 소리로 착각하여
그 사람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요즘도 흔히들 경험하는 일이다
풀만 뜯어 먹는 그 착하고 예쁜 짐승이
왜 그토록 처절한 소리로 짝을 찾아야 하는 걸까?
왜?
"우리 짝짓기 철 되었어요.
동네 주민은 긴장하시고, 잠자던 분들은 깨어나시고,
일 하시던 분들은 잠시 일손을 멈추고,
우리에 대해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하는 걸까?
ㅋㅋㅋㅋ
정말 신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