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se 1)
오후 2시, 게으른 아침
늦게 자 늦게 일어났지
입대 전이나 군대 전역한 뒤
다르다는 말, 후회로 또 하루의
첫 단추를 끼며 그건 개소리라 단정지어
예나 지금이나 난 전혀 달라진 것
없어. 그냥 그대로 게으른 새끼지.
대충 때우는 매 끼니. 때끼진
않았지만 순수와 반비례하는 철
말쑥한 척과 열심히사는 척
그딴 거, 내가 알려줄까? 철의 다른 이름
부모님 시선과 '나이값'에 대한 눈치를
보는 것뿐, 의젓한 걔네도 똑같지.
어른의 허물 뒤엔 떼쓰는 응석받이
(우리 오빠는 안 그러는데?) 그럼 그런듯. 나만
어른같은 말은 그만. 오그라든다. 난
Verse 2)
소심해졌어. 전보다 더. 친구한테도
조심해.어떤 행동도,말도.
내 성격도 조신해졌어. 그저 방어중.
남들 눈에 안 띄려 조용히 묻어가는 중
내 하늘은 오늘도 우중충하지.
'무슨 일 있냐?' 내게 묻는 그 말이
굳은 표정, 그게 멋이라는 듯
허세부리던 내 모습을 우울증같이
서술해. 맘에 안 드는 나
낮은 자신감, 열등감, 잦은 자기비하
친구가 나를 위한 심한 말을 하면 짜증이 나
소심해서 바로 말을 못하고 삐져.
그래도 괜찮은 척 에둘러말해
속으로 삭히다 집에 들어갈때
참다 카톡에다가 쏟은 욕
난 왜 병신같은걸까, 오늘도
나의 찌질한 감성을 오롯이 늘어놓는 노래 중 하나. 짧고도 가볍지만 지금 들으니 꽤 알찬 트랙이다.
첫 번째 가사는 게으름과 전역뽕을 비롯한 '철든다'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두 번째 가사는 늘 우중충하고 우울하고 자신없고 찌질한 내 평소 모습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사실 저기 쓴 가사 모두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실제로 벌스 2에서 친구에게 나중에 화내고, 이런 일도 있었고
괜히 의기소침해져서, 자격지심때문에 술자리나 약속을 피하거나 중간에 박찬 적도 많았다.
느낀 점 두 가지,
첫 번째, 저 때 가사는 참 나름 잘 썼던거 같다. 딱 저 때 스타일 대로 라임 딱딱 맞춰서.
랩은 인트로보단 괜찮은데 여전히 똥싸는 거같은 톤 때문에 못 들어주겠고
두 번째, 새삼 랩 말고도 내가 저런 때가 있었구나 싶다. 물론 지금도 의기소침하고 자격지심이 있을 때는 있지만,
뭐랄까...이젠 모든 인간들이 다 그런 구석이 있고 다들 버티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당당해지려고 한다.
나의 저런 모습은 주로 초라한 내 자신, 내 꿈과 결부돼서 그런 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좋게 생각하든 나쁘게 생각하든 내가 사는 방식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서 저 때보다는 행복한 것 같다.
아무쪼록 들어보시길. 저는 듣다가 껐습니다.
p.s (우리 오빠는 안 그러는데?) 이거 누가 한 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