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진하게 감정적 허기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지금, 지금입니다. 터져나오는 배고픔에 속절없이 노트북을 열어 문장을 적어내고 있습니다. 아, 배고프다. 이럴 때 초콜릿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가난한 자취생의 냉장고는 텅 비어있네요. 아차, 물도 없네?
그럴듯하게 단어들을 끌어다 붙였습니다. 감정적, 허기. 솔직히 얘기하자면 이 허기는 그저 후폭풍입니다. 소리내어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는 스토리와 작화의 만화를, 5집을 마지막으로 해체를 선언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을 들으며 읽어내린 4시간의 시간이 지금 막 끝났기 때문이죠. 이미 한참 전에 멈춘 세탁기의 빨래를 널기 위해 굳었던 몸을 풀어 일어났지만, 갑자기 밀려들어오는 허기에 다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아, 일기를 써야겠다. 지금 쏟아내야겠다.
마침 자정이 지났습니다. 내일도 내일의 해가 뜨겠죠. 미세 먼지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흰 구름이 두둥실 뜬 풍경을 보는 것도 요즘은 쉽지 않네요. 이제 정말 빨래를 널러 가야겠습니다. 너무 오래 방치해둔 건 아닌지 걱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