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 : 농부이신가요? 양조사 이신가요?
솔티 : 둘 다죠…ㅎㅎㅎ 농사짓는 양조사, 맥주 만드는 농부.. ^^
이장 : 아니…이 사람아… 멀리서 이 촌구석까지 사람이 찾아왔으면, 맥주라도 한잔 내 와야지, 그렇게 멀뚱히 앉아 있으면 어쩌나… 허허…참…
나, 이 마을 이장이오… 젊은 친구들, 여기서 맥주도 만들고, 농사도 짓고….나는 오다가다 들러서 맥주 얻어먹고, 잔소리도 하고….ㅎㅎㅎ
(산 넘고, 물 건너 찾아간 제천 솔티마을에 있는 수제맥주 양조장...)
차를 가져와서 많이 마시지 못할 거라며, 샘플링으로, 조금씩 여러가지 맛의 맥주를 내오셨는데, 그 맛을 보니, 과연, 그 맛과 향이 깊고 풍부했다. 여느 수제 맥주와도 분명히 다른 맥주 맛이었다.
솔티 : 저희는 벨기에 맥줍니다. 시중에 파는 여느 수제 맥주들은 독일, 미국 방식이지만, 저희는 벨기에식이죠.
쟈니 : 무슨 차이인가요? 제조 공법은 큰 차이가 없을 듯한데, 원료가 다른 건가요?
솔티 : 원료도 원료지만, 제조 공법도 약간씩 다르고, 무엇보다도, 포장단계에서 그 맛이 차이 납니다.
쟈니 : 포장 할 때 뭔가를 첨가라도 하는 건가요?
(벨기에 맥주 전문 서적까지 보여주시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심)
(서적 : All Belgian Beers by Jaak Van Damme)
솔티 : 여기 보시면, 벨기에 맥주는 보통 10년입니다. 병에 담긴 후에 그렇게 오래 가는 거죠.
쟈니 : 보통 병이나 캔에 담을 땐, 필터로 효모를 걸러내고, 담아야 유통기간이 오래 가는 걸로 아는데, 그래서 맛도 Draft 보다, 좀 약한 걸로 압니다만…
솔티 : 그렇죠. 하지만, 저희는 효모를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담습니다. 그리고 밀봉을 시키면, 병안에 소량의 산소가 남아있겠죠? 효모는 그 산소를 소비하고, 발효를 병안에서 계속 진행합니다. 그리고 가스를 분출하게 되죠. 그래서, 병도 내압 유리병을 씁니다. 와인 병이죠. 병안에 발효 때 생기는 가스는, 일반 유리병을 쓰면 터지는데, 와인병은 내압을 견딜 수 있어서, 그걸 쓰죠.
쟈니 : 이런 양조장을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드나요?
솔티 : 양조 설비만 7,000만원 들었어요. 1톤 탱크들이라서, 크지는 않지만, 양조 설비 외, 다른 설비들이 돈이 더 들어 갑니다. 물론 더 좋은 설비나,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한도 끝도 없죠.
쟈니 : 직접 홉 농사도 지으신다고 알고 있는데, 규모는 어느 정도 이신지요?
솔티 : 7,000 평이고, 전국에선 현재 가장 넓습니다. 맥주 원료를 수입해서 쓰는데, 저희는 직접 농사를 지어서 사용하고 있어요. 2년 조금 넘게 맥주를 만들고 있는데,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와인병도 유럽에서 전량 수입을 했어요. 코르크 마개까지…. 지금은 금형을 만들어서, 중국에 외주를 줘서, 병을 들여오고 있어요. 그리고, 납품하는 곳으로 케그에 담아 유통을 했는데, 수거비용이 많이 들어서, 지금은 하지 않고, 병으로만 공급하고 있습니다.
(구수한 발효 향이 양조장에서 뿜어져 나왔다.)
쟈니 : 수익은 어떠세요
솔티 : 홉을 직접 재배하고, 와인병도 직접 금형을 만들어 중국에서 가져오고, 케그 유통은 하지 않고…그러다 보니, 이제야 순수익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그 전엔 돈 번다는 개념보단, 안착시키는 단계였는데, 이제야 좀 재미를 보기 시작하네요.
쟈니 : 도매상에게 공급을 하시는지, 아니면, 전국 수제 맥주집으로 직접 납품을 하시는지…?
솔티 : 둘 다입니다. 제천 시내에 직영점과 전국 몇몇 곳에서 찾아온 수제맥주 사장님들께는 직접 납품을 하고 있고, 어떤 지역은 그 지역 주류 도매업자에게 공급을 하고 있어요.
현재는 국내도 수제맥주 시장이 정말 많이 활성화가 되었고, 앞으로도 그 시장은 많이 늘어날 겁니다. 소비자들도 더 이상 국내 대기업의 맥주 맛에 질려, 수입맥주를 많이 찾고 있는데, 수제 맥주의 유통도 자유로워지면서, 전국 마트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가 있으니,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 질 거라 봅니다.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하면서, 양조사를 비롯한, 마케팅, 영업, 디자이너, 유통 관련 구인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프랜차이즈화 되지 않은 개인이 운영하는 동내 작은 수제맥주 Pub 뿐만 아니라, 대기업에서 인수 한 대규모 양조시설을 갖춘 수제맥주 전문점까지, 그 시장은 성장세에 있다고 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귀농 3년 차가 되던, 2016년부터 양조 면허를 따서, 맥주 생산을 시작했다고 한다.
모든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수제 맥주 양조, 하지만 이 곳에선 맥주의 핵심 원료인 홉을 직접 재배 해, 사용하고 있다. 맥아의 경우는 보리의 로스팅 기술이 국내에 없어, 아직까지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맥주의 3대 원료인 홉, 맥아, 물에서 홉을 자급자족하며, 일부는 유통을 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30년 전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국내에서 사라진 홉 농사를, 다시 일구어 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수제 맥주에 대해 조사를 하고, 양조장도 여러 곳 직접 방문 해 본 결과, 많은 이들이, 이와 관련한 자격증을 따려 하고 있고, 전문 인력 확보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국내 최초의 여성 브루마스터인 권경민씨는 음성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남녀 구분없이 맥주에 관심있는 많은 이들이 새로운 직업으로 선택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수제맥주 아카데미에서 이론과 실습으로 교육을 하고 있고, 주말반을 운영하고 있어, 현업에 지장없이 교육을 이수할 수 있다. (이수 후 별도로 자격증 시험을 거쳐야 함)
맥주제조에 대한 기본적인 제조 공법은 이미 공개가 되어있기에, 집에서도, 맥주제조 키트를 구매 해서, 직접 만드는 사람들도 있고, 동호회나 단체에서, 조금 더 큰 규모로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원료 투입의 미세한 변화와 숙성 시간, 방식을 조금씩 달리 하며, 그 맛과 향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축적되는 그런 경험과 지식은 나이가 들수록 풍부해지기에 정년퇴직과는 상관없는 직업군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대한민국의 술에 대한 문화와 경제규모는 매우 크다. 그와 연관된 직업 역시 다양하고, 전문 기술을 습득해, 새로운 직업으로 삼을 만하다.
물론, 경제적인 수익도 수익이지만, 자신이 관심있어 하고, 재미를 느껴야만, 성공의 가능성이 더 커짐은 진리인 듯하다.
쟈니 : 양조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제맥주 전문 펍을 운영한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솔티 : 음…제 경험으로, 전국의 수많은 펍을 다녀본 결과, 두가지 입니다.
크게, 아주 크게 하거나, 작게 하거나… 어정쩡 하게 40~50평 규모로는 하지 마세요.
크게 한다고 하면, 3~4층 건물에 양조시설 지어 놓고, 매장에서 바로 팔면서, 인테리어도 멋지게 하던지, (수십억~ 몇 백억 단위) 아니면, 거주인구가 어느 정도 있는 곳에서, 20평 이하로 하면 됩니다. 작게 한다고 해서, 돈 못 버는 거 아닙니다. 저희가 직납하고 있는 경상북도의 어느 곳은, 750ml 병을 한달에 1,000 병을 팝니다. 병으로 만요. 판매가가 병당 18,000원인데, 그것만 해도 한달 매출이 1,800만원이죠. 물론 안주와 다른 것의 매출까지 합치면, 그분의 순수익은….^^
결국, 수제 맥주는 “주인”보고 오는 겁니다.
수 많은 수제맥주 맛을 세심하게 다 구별하는 손님들은 거의 없어요.
작은 맥주 집이라도, 가면 편하고, 사장이 맥주에 대해서 지식도 해박하고, 반겨주면, 그 집 맥주 맛이 좋다고 여겨질 수밖에 없죠. 그리고, 나가면서, 병 맥주 몇 병 사 들고 집에 가서 마시는 겁니다.
흔히들, 물 장사가 이윤이 많이 남는다고 합니다.
그렇게 돈을 쫓아 사업을 사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말 좋아서, 하다보니, 돈을 많이 벌게 되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좁은 소견이지만, 이와 관련된 업종이 자신에게 맞는다면, 한번 살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뷰와 함께 몇몇 자료를 올려봅니다.
폭염이 연일 계속되니, 시원한 수제 맥주 한잔이 절로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