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조금씩 더워지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더운 줄 모르고 있다가 오늘 하기로 한 잼을 만들기 위해 물을 끓여 병을 소독하기로 했다.
그 시간이 점심시간 이후에 두시가 좀 지나서 집이 제일 달궈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다지 더운 편이 아니어서 날이 얼마나 더운지 관심이 없었다.
실수로 병을 넣지 않고 물이 뜨거운 때쯤 병이 깨질 수 있다는 게 생각나서 물을 좀 덜어내고 찬물 부어서 온도를 낮추고 병에 물을 부어본 후에 냄비에 병을 넣었다. 끓이는 동안 시간이 상당히 걸리고 있었다. 집안에 열기가 쌓여가고 있는데 나는 앓고 나서 회복이 덜된 걸까 그래서 체온 조절이 안돼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 기온만 알았어도 이렇게 어이없이 착각하진 텐데.
딸기 꼭지를 따고 나서 한참을 누워있었다. 더위 먹고 있는 중인 줄도 모르고 오늘 30도라는데 요즘 날씨를 잘 챙겨보지 않다 보니....
물을 펄펄 끓이면서 몸이 그 온도에 녹아내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팍 더워서 땀이 쏟아져야 더운 줄 알 텐데.
쉬었다 다시 딸기를 넣고 또 끓이기 시작했다. 딸기의 강한 신 냄새 가 싫지 않았다. 단 게 싫어서 설탕은 조금 넣었더니 마치 식초 부은 것 같았다. 그 못생기고 작은 딸기는 물에 들어가도 쉽게 녹아 버리는 모양새가 아니었다. 털만 엄청 뿜어내고 몇 번을 씻었는데도 탱글탱글 멀쩡했다.
다해서 병에 넣어두고 냄비 바닥에 더 이상 퍼지지 않는 딸기잼은 식빵 남은 거 퍽퍽해져서 먹기 별로였던 걸 가져다가 행주처럼 싹싹 훔쳐서 들어보니 아주 새빨간 색이었다. 조금 피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먹었는데 저녁밥을 먹은 지금까지도 그 강한 신맛이 남아있는 것 같다. 딸기의 위력이 끝내 주나보다. 집이 덥다고 느껴지는 것 빼고는 다시 원상복귀됐다. 병을 세 개나 준비했는데 한 병 나왔다. 기대가 컸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