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의 천국
1편에서 썼다시피 예상치 못한 차 보험료로 800$ 가량을 추가로 지출하게 됐다. 지원 받은 금액은 600만원. 비행기 표값과 차량 렌트에 쓴 돈을 제하고 계산해보니 하루에 쓸 수 있는 돈이 대충 3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평일에는 실습을 하고 주말에는 놀러 다닐 계획이었기 때문에 놀러가서 쓸 돈을 생각해보니 아... 정말 긴축재정 말고는 답이 없었다.
답은 뭐다? 외식 금지
모든 식사를 월마트에서 사온 냉동식품과 콜라로 때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먹을만했다. 여기까지 와서 궁상떨지 말고 그냥 내 돈을 쓸까도 생각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볼까 싶어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절약해보기로 했다.
기름진 음식을 좋아해서 한달 내내 피자만 먹고 살 수 있을줄 알았던게 큰 오산이었다.
음 단백질 좋아좋아
탄수화물도 먹어줘야지 꾸역꾸역
나름 플레이팅까지 해가며 먹었다. 그냥 먹어도 될것을 ㅉㅉㅉ...
나중엔 귀찮아서 그냥 플라스틱 채로 먹었음
아침엔 도저히 피자가 안먹혀서 시리얼 & 요거트. 덜 니글니글해서 먹을만 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임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한 일주일은 아침 시리얼, 점심 저녁은 피자 파스타 & 콜라로 버틸만 했다. 근데 가면 갈수록 밀가루들이 쳐다보기도 싫어지더라. 더 이상 양키 식단으로 먹을 수가 없었다. 참다 참다 같이 간 형과 함께 LA 한인 마트로 차를 끌고 내달렸다.
유레카!! 김치와 라면, 떡국이라니. 이것만 있으면 남은 3주를 버틸 수 있겠어~~~~ 는 망상
한인마트에서 김치와 라면, 떡국을 사와서 여윾시 한국인은 쌀이지!! 이딴 소리를 지껄였는데... 정확히 3일만에 떡국이 질리기 시작했다. 라면은 볼 것도 없이 당연히 질렸고. 이놈도 밀가룬지라 피자랑 똑같은 놈이었다.
한개에 1$ 밖에 안해서 30개 가량 사왔는데 미친짓이었다. 실습이 끝날때까지 셀프 떡국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한 2주동안 식고문을 당하고 나니 이제 돈이고 나발이고 먹고 싶은걸 먹자라는 생각으로 철저히 바뀌게 되었다. 사람이 아무리 돈이 없어도 먹을거 못먹으면서 사는거 아니야!!!! 돈 많이 벌어 미국에 가서 먹고 싶은건 다 먹고 오겠다는 목표가 얼떨결에 생기게 됐다. 불과 한달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