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봉사 활동을 자주 하시나요? 저를 돌이켜보면 자발적으로 나서서 봉사기관을 찾아 무언가를 했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군대시절 요양시설에 목욕, 뗄감을 만들어 오는 일, 회사에 다니면서 노숙자에 급식을 나눠주는 일, 공부방 또는 보육 시설에서 청소와 학습을 도와주는 일, 연탄을 나르는 일 등의 봉사 활동에 대해 할 사람을 자원 받으면 그제서야 1~2개씩 하곤 했었습니다.
최근에 Steemit에서 여러가지 봉사, 구호 활동에 대한 글을 보면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 분들은 내 인생에 중요한일이라고 생각하고 가치를 찾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보람을 느끼며 살아가는데 나는 스스로 봉사에 대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이죠.
가만히 생각해보니, 대학 시절에 제가 자발적으로 신청해서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해비타트(Habitat)인데요. 아직도 기억 속에서는 힘들었지만, 재미있었고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감상문을 썼던 내용을 다시 읽어보며 Steemit에 간직해 보고자 포스팅을 합니다. 엉성한 글이지만, 그 시절의 생각이 담겨있기에 시간되시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목표는 무엇일까? 사람에 따라 각자 꿈꾸는 모습이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정치인이나 유명인사처럼 부와 명예를 원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행복한 가정과 가족의 건강과 같은 소박하면서도 소중한 삶을 꿈 꿀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꿈을 꾸며 살아간다. 꿈을 꾸고 살기에 세상은 고달프지만 즐거운 것이다. 꿈을 꾸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인간의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배고프고 쉴 곳 없는 사람이 꿈을 꾼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인간에 있어 입고, 먹고, 자는 의식주 문제는 과거 수천년 전부터 매우 중요시해 왔다.
과거 시절에는 움집이나 동굴과 같은, 또는 간단한 흙더미와 나무로 비, 비람, 맹수의 위험을 피하는 용도면 집의 역할은 충분했다. 하지만 현대 시대의 집의 의미는 내외적으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현대 시대에는 가족이 쉬는 주거 공간의 의미와 함께 어느 위치에 얼마나 크고 가치있는 집을 가졌느냐에 따라 빈부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기도 하고, 투자의 목적으로 투기꾼들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과거 조선시대와 같은 양반과 천민의 계급은 사라졌지만 암묵적으론 빈부 격차로 인해 계층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다 접어두고라도 집의 의미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수많은 아파트와 주택들이 즐비하게 건축되어 있지만 아직도 집이 없는 서민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빈부의 격차, 투자의 대상을 떠나 기본적인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인간이 살고 있는 곳엔 해결해야 할 중요하고도 단번에 해결이 불가능한 어려운 과제다.
해비타트는 이러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6년 민간 기독교 운동단체로부터 시작되었다. 해비타트의 사전적 의미는 거주지, 보금자리를 의미하며 미국의 변호사 밀러드가 창설하였다. 밀러드 부부는 인류를 위한 참다운 삶을 위해 흑인들에 집을 지어주고 이를 시작으로 개인, 교회, 기업, 사회단체 등의 힘을 통해 가난한 이웃을 돕는 국제적인 운동으로 발전시켰다.
해비타트는 집을 짓기 위한 기초 설계작업부터 완성되는 모든 순간을 자원봉사를 통해 이루어지며 기업과 단체의 후원을 받아 연령과 계층에 상관없이 참여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된 주택은 무주택 가정에 무이자, 비영리 원칙으로 저가 판매된다. 국내에서도 각 지역별로 지회가 있으며 무주택자를 위한 보금자리 제공을 위해 오늘도 봉사자들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열악한 주거환경과 주택을 구입하는데 드는 과도한 비용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할 장기적인 과제이다. 일반 직장인이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을 일해도 모자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거 문제는 우리의 삶의 질을 하향 평준화 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계층 이하의 서민들에게는 더욱 더 심각한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 문장으로 풀어쓰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 같은 일이지만 현실속엔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해비타트 봉사활동을 알게된건 어느 TV 프로그램과 광고를 통해서다. 다큐 프로에선 집없이 떠도는 난민들의 고단한 모습과 함께 해비타트 봉사활동 장면과 이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순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중간에 아파트 광고를 보게 되었다. 한 대기업에서 새롭게 내세우는 아파트 광고인데, 한때 사회속에 많은 논란이 되었던 광고다. 한 어린아이가 자신의 집이 브랜드 아파트라고 자랑하는 장면을 통해 다른 아이가 침울해 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다큐와 광고가 머릿속에 겹쳐지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집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평소에 나는 중공업 기업에 관심이 많았다. 건축을 비롯해 플랜트, 항만, 도로 등의 시설을 건축하고 인간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는 모습은 어떠한 최신 기술보다도 웅장하고 멋져보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우리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발전해왔다. 장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협동과 땀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묵직하면서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건축의 매력과 함께 봉사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해비타트 봉사활동은 나에게 있어 매우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비록 3박4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이번 봉사활동은 나에게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다. 첫날 건축 현장에 들어섰을 때 등굣길이나 지나가다가 봤던 콘크리트와 철강들이 쌓인 공사 현장 모습이 내가 일을 해야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니, 어색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기술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곳에 계시는 공사 기술자 분들의 설명을 듣고 콘크리트에 박힌 못을 떼어내기 위해 망치질을 했다. 그리고 분리된 합판과 철근들을 한 곳에 모으는 일도 하였다.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더운 날씨에 무거운 건축 자재들을 운반하려니 힘이 들기도 하였다. 땀이 비오듯 쏟아졌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될지 예측도 할 수 없어 걱정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하는 현장의 모습에 힘이났고 같이온 학우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몸은 힘들지만 즐거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비록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해비타트 봉사활동을 하는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머무르면서 많은 이야기들을 듣고 생각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대전 해비타트 지회에서 몇 년째 공사하고 계시는 분은 해비타트의 참 의미를 우리에게 설명해 주셨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집은 무주택자 가난한 사람에게 베푸는 그런 용도의 집이 아니라 가정을 화목하게 만드는 더욱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무주택자에 무이자로 집을 저가에 제공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집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가족과 친지들이 직접 해비타트 봉사활동을 참여해야하고 불화가 있는 집안은 절대로 해비타트 집에 들어올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아버지들은 아버지 학교를 통해 가정의 화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만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고 한다.
해비타트가 제공하는 집은 단순히 주거의 의미보다는 앞서 말했던 가정의 평안과 안녕이라는 소박한 꿈을 실현시켜주는 구체적인 공간인 것이다. 공사 현장 뒤에 완성된 집에서 어느 한 어머니와 아들이 손을 잡고 걸어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어느 평범한 가족의 모습속에 아이의 해맑은 미소는,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놀다가 해질 무렵 돌아갈 수 있는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집이 나를 기다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공사가 끝나고 장비를 정리하면서 이러한 문구를 봤던게 생각난다. 아이가 집이 없어 친구들을 초대하지 못해 너무나 슬프지만, 이제는 집이 있어 행복하다. 어찌보면 어린아이들 수준의 어리광 같은 이야기 같지만 가족이 평안히 쉴수 있는 집이 있고 다른 사람을 초대하고 베푸는 마음을 가지게 하는 집은 어린아이에게는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어른이된 부모의 입장에서는 가정의 화목을 도모하는 인생의 목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기회가 된다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내 가족과 함께 이러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싶다. 봉사활동을 통해 느끼고 깨닫는 것도 많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더욱 더 가족, 친지들과 가까워지고 진정한 집의 의미를 마음속 깊이 새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해비타트를 통해 주거 환경의 모습이 투자의 공간, 자본의 축적의 용도가 아닌 집의 본래의 의미, 따뜻하게 쉴 수 있는 보금자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