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침과 부족함 사이'라는 단어를 보면 무엇을 떠오르시나요? 짜파게티를 끓였는데 한 개만 먹으면 아쉽고 두 개를 끓이면 남기게 되는 그런 일상적인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6년간 일했습니다. 대부분 프로젝트, 과제라는 이름으로 일정 기간동안 계획을 세우고 시간과 비용이 어떤지 목표한 KPI 달성이 가능한지 항상 체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었죠.
그 때에는 동기들, 팀 사람들과 '일이 끊이질 않네...언제 좀 쉬어보나' 라는 푸념이 일상이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날때 즈음에 회사는 또 다른 프로젝트가 생겨나고, 이를 해야되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기에 바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일의 연속이었죠. 6년의 시간을 돌이켜보니, 연차, 휴가 등을 제외하고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하지 않고 일상적인 업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던 기간은 딱 '2주'였습니다. 이직하는 전날까지 업무를 하고 짐을 싸서 집에 돌아온 것을 보면 참 열심히 일하긴 한 것 같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말이죠...
저에게는 그 '2주'의 시간이 참 기억이 남습니다. 이전 프로젝트가 끝나고 새로운 프로젝트 두개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두개의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지연이 아니라 매일매일 프로젝트를 '한다, 하지 않는다' 의사결정의 변동이 있었고, 프로젝트 인원에 대해서도 정해지지 않아 갈팡질팡의 상태였죠.
그 시절에 팀장님은 저에게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시간이 생겼으니 미리 공부도 좀 하고 자기계발을 하라고...
저도 그 말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 못 보고 쌓아둔 자료들이며 자기계발 서적 등을 자리에서 보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매일매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버렸네'라고 생각했던 그 짧은 시간들이 너무나도 더디게 흘러갔습니다. 게다가 저 빼고 나머지 팀사람들은 너무나도 바빴습니다. 평소에는 한가하게 보내던 동료들이 바빠진 것을 보니 무언가 '쓸모없음, 소외감, 불안'한 감정 등이 피어올랐습니다. 평범하던 바쁨의 순간이 잠깐 바뀐 것 뿐인데, 마음과 습관이 이를 적응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런 불편한 '2주'의 시간이 지나가고 불행하게도 갈팡질팡하던 '두개의 프로젝트'가 동시에 시작됐습니다. 1년동안 그 두개의 프로젝트로 참 바쁜 나날을 보냈었고, '2주'의 시간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그렇게 잊혀졌습니다.
작년엔 두번째 직장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직장을 옮겼지만 역시나 참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입사 첫날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프로젝트를 이어서 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예전과 다른게 바쁨에 대한 푸념보다는 바쁘지 않음에 대한 걱정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많으면 일해야 할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고, 또 여러 개의 프로젝트가 끝나가면, 이 많은 사람들이 무슨일을 해야할지 고민을 해야하는 그런 상황인 것이죠. 물론 저는 팀장의 위치가 아니기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고민과 스트레스에 시달리진 않습니다만... '언젠가' 또는 '곧' 그런 상황들이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겪으며 나에게 주어졌던 '언젠가 갑자기 주어진 부족함의 2주'의 시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회사에서 또는 일을 함에 있어 '넘침과 부족함의 사이'의 순간들이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