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소라가재
(맞나? 나는 나인데, 사람들이 그리 부르는 것 같아, 사람들이 나를 뭐라 부르는지 알게 뭐야, 난 그냥 난데)
나는 바닷속 바위틈 걸어다니며 작은 생선이나 해초를 먹고 살고 있지.
그렇게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거센 물결이 일더니 갑자기 내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드는거야.
태풍인가?
그러다 정신을 잃었어.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뭔가 다름을 느꼈어.
주변에 물도 없고, 훨씬 밝았지.
한참을 소라 속에 숨어 있다가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서 고개를 내밀었어.
엥?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주변에 사람들 인기척이 들렸어.
어찌 사람인 줄 아냐고?
그야 가끔 인간이 스쿠버다이버라 부르는 시커먼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간혹 바닷 속을 헤집고 다니는 걸 본 적이 있기 때문이지.
인간에게 잡혀갔다 돌아온 친구들에게 얘기를 들었었는데,
보통은 꼬마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한대.
처음 보는 우리가 신기한지 계속 찔러 보고, 던지고, 막 가지고 놀다가 싫증나면 버린다고.
어떤 어른들은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건줄 알고, 뜨거운 물에 퐁당하기도 한대.
그런데 이상하게 여기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어른처럼 보이는 키큰 사람들과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긴 했지만 나를 건드는 사람이 없었어.
나는 고민했지.
어떻게 해야 하나.
이대로 있다간 목이 말라 죽거나 사람들의 손에 죽거나 할거 같았거든.
주변에 바다냄새가 났어.
근처에 바다가 있구나 싶어서 여기서 탈출하기로 결심했어.
그런데 바닷속에선 나를 지켜주던 소라가 물 밖에선 너무 무겁게 느껴지는 거야.
주변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때,
그래서 과감하게 소라를 버리고 탈출을 했지.
어라라...근데 물이 없네.
걸어도 걸어도...
다시 소라 속으로 들어가려 해도...물 속이 아니라 각도가 맞지 않아..
우왕...
그래서 나는 어떻게 됐게?
착한 키큰 어른이 바닷가에 나를 놓아줘서.
겨우 살아와서 지금은 다시 바다 속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
바다와서 잘 놀고 가~
단!
우린 그냥 바닷가에 살게 해주세요!!!!
이상 카일의 실없는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