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yop님의 비트코인 천만원 돌파기념, 반 년 전 글을 돌아봅니다를 읽고 든 생각을 간략히 적어봅니다.
간밤에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10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제가 눈팅용으로 가입한 여기저기의 코인 관련 채팅방에서는 '왜 내가 산 코인은 안오르냐'는 아우성과 '비트코인 사두길 잘했다^^'는 자랑질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코인투자를 통해 수익을 벌어보고자 업비트에 전체 자산중 꽤 많은 부분을 넣어놓고 하루종일 들여다보곤 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만 이젠 아닙니다.
업비트에 STEEM만 좀 들어 있고 나머지는 진작에 팔아치우고 지금은 몽땅 주식시장에 들어가 있습니다.
위에 링크한 글에서 클레옵님은 1) 우량코인 분할매수, 2) 포트폴리오, 3) (투자금, 마음, 지식의) 여유 라는 3가지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당장 '우량코인 분할매수'부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코인을 사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업비트를 한창 하던 시절 저는 무조건 10개 이상의 코인에 분산투자하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작전의 개입인지 뭔진 몰라도 어떤 알트는 하루 사이에 20%가 오르고 어떤건 20%가 빠지곤 했습니다.
처음엔 20%씩 왜 올랐을까, 왜 떨어졌을까를 알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떤 호재가 있길래 오르고 내리는 것인지 분석해볼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런 분석이 무의미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펀디엑스, 애드토큰, IOST, 왁스, 메디블록 등 수많은 코인(또는 토큰)이 급등했지만 왜 급등했는지는 알 길이 없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빠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세력들이 개미들 등쳐먹고 끝나는 일이 반복되는 걸까라는 의문만 남앗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전통의 강호들은 '우량코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당장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는걸 보면 '그렇다'라고 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코인들이 투자자에게 꾸준히 수익을 안겨다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기는 어려울 겁니다.

(사진출처 : https://bitcoinist.com/bitcoin-halving-2020-what-will-the-price-of-bitcoin-be/)
똑 부러지는 대답을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증권사 리포트 수준의 전망을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정도는 납득할 만한 근거가 제시돼야 하는데, 그걸 제시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닙니다.
위에 링크한 글에서 님은 내년 중순부터 비트코인 반감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비트코인도 '우량코인'으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블록인프레스의 기사를 보면 비트코인 반감기와 상승기 사이에 엄연히 시간차가 있습니다. 비트코인 반감기를 상승의 원인으로 보기 힘들다는 전문가 멘트도 들어 있습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이럴진대, 수많은 코인들 중에서 '우량코인'을 어떻게 짚어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유입이 없는 시장은 결국 죽은 시장
스팀잇 유저입니다만, STEEM 코인도 '우량코인'으로 볼 수 있을지 확신은 전혀 없습니다. 그나마 스팀코인은 스팀잇 등 실존하는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수많은 알트코인에 비해서는 비교적 유리한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비트에 상장된 수많은 알트코인도 저마다의 용도가 있지만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대체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 감이 안잡히는게 대부분입니다. 그에 비해 스팀에 기반한 서비스는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어설프게나마 진단해볼 수 있습니다.
결국 스팀이 떡상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자금 유입이 필수입니다. 비코가 올랐으니 스팀도 올라야 하는거 아닌가요? 비트가 천만원 찍었는데 스팀도 개당 천원은 찍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라는 말은 희망일 뿐 현실이 아닙니다. 비트가 천만원, 2천만원이 되어도 스팀코인 시장에 유입되는 신규 자금이 없다면 스팀은 비트코인과 동반성장하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가지 따져 봤습니다. 일단 업비트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제도적으로 신규계좌 개설이 막혀 있기 때문이죠. 물론 듣도보도 못한 소규모 거래소에 신규계좌를 트고 비코를 산 다음 업비트에 옮기는 식으로 투자를 하려면 할 순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시민들은 그마저도 귀찮게 생각할 것입니다.
스팀몬스터, 매직다이스 등등 수많은 파생상품이 생겼지만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합니다. 저도 스몬을 즐기고 주사위 놀이도 좋아합니다만, 스몬이 제가 평소에 하는 롤이나 토탈워, 스타크래프트보다 재밌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얼마 전 스팀잇 한국인 카톡방을 알게 되어 눈팅중입니다만, 늘상 오가는 말은 스팀잇 재단을 까는 말 뿐입니다. 왜 이것도 안되고 저것도 안되고 불편하냐, SMT는 개발한다고 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소식이 없냐 등등의 말이죠.
(그럴 가능성은 0%라고 생각합니다만) 채팅방에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거대 SNS가 스팀잇을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방대한 사용자층을 거느리고 있는 페북이나 트위터가 스팀잇을 인수할 리도 없고, 설사 인수한다 하더라도 과연 지금처럼 여러가지 dApp이니, sct 토큰이니 하는 것들이 나올 수 있을지 큰 의문입니다. 페북이나 트위터가 스팀잇을 가져가는 순간, 스팀은 페북이나 트위터의 일부가 되어버리고, sct 태그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재 스팀잇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돈벌려면 차라리 주식을 하자
암튼 여러가지 경험을 토대로 저는 코인 거래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접었습니다. 업비트 신규가입이 풀리고, 코인판에 대해 1도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STEEM 기반한 서비스들이 늘어난다면 당연히 돈벌러 와야지요. 하지만 오픈 블록체인의 특성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 단시일 내에 제가 코인판에 큰 돈을 투자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님은 "모두 행복을 놓치지 않는 투자 하셨으면 좋겠다"며 글을 마무리 지으셨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동안에도 모 코인 관련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비트코인 오지게 오르는데 내가산 xx코인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러다 비트코인 가격 조정기 들어가면 내것도 오지게 떨어지겠지..'란 자조섞인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언제부턴가 저는 STEEM 투자를 저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스팀잇 커뮤니티를 알게 됐기에 많은 이들의 글도 볼 수 있고, 스팀몬스터즈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매직다이스와 크립토게이머즈에서 소량이나마 배당을 받으면 액수를 떠나 기분이 좋아집니다.(그동안 주사위에 꼬라박은 스팀은 잊고..)
돈벌려면 차라리 주식을 하시길 권합니다. 전업투자자가 아닌 바에야 '월급'을 벌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허나 하루에 2~3시간 정도 시간 내서 증권사 리포트만 열심히 읽어도 어떻게 투자할지 감이 잡힙니다. 어떤게 우량주인지, 어떤게 저평가주인지 어느 정도는 보는 눈이 생깁니다. 우량코인을 발견하는 것보다 우량주를 발견하는게 100배 쉽다고 확언합니다.
이미 코인투자에서 많은 손해를 보셨고, 비트코인을 미리 사지 않으신 분이라면 지금 코인 시장에서 쉽게 행복을 느끼시긴 어려우시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져야 합니다. 가즈아를 외친다고, 왜 스팀은 떡상 안하냐고 조급해 할수록 행복은 멀어질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