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SNS이 개인의 프라이버시 공간이 아닌 열린 마당이라고 말씀하셨다. 아빠의 SNS개념 이해로 본다면 스팀잇은 분명 돈을 벌기 위한 좋은 수단이다. 뭐 가상화폐나 블록체인의 대한 여론이 어떻든 간에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요즘 시대에 스팀잇만한 플랫폼은 드무니까.
근데 이게 문제는 내가 그러지 못하는게 문제다. 말로는 글 존나 쓰는만큼 쓴다고. 필력 꽤 괜찮다고 나대고 다녔고 글 쓰는걸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게 ‘글 쓰기’인가 싶다. 내가 지금 걷는 길에 대한 기대나 설렘이 없고 글은 못 쓰는 편은 아니니 글로 돈이나 벌어보겠다고 스팀잇을 시작했으나 내가 성실히 업로드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양질의 글을 쓰는것도 아니니 어쩌면 스팀잇은 나에게 도망가기 위한 동아줄 같은 느낌이다.
그니까 내 문제는 아빠처럼 나는 SNS을 열린 마당으로 사용하지 못하는것인데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컨텐츠나 주제로 글을 써도 돈을 벌 수 있을까 걱정하는 마당에 ‘잘 팔리는’글을 쓰긴 커녕 내가 좋아하는 말만 뱉어내고 있으니(그것도 존나 가끔씩) 나에게 있어 스팀잇은 문 꽉 닫은 나만의 방같은 느낌이다.
한때는 이러한 코르셋을 언더 힙합의 정신과 대입하여 존나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여유도 힘도 남아있지 않다. 내가 고집하는게 나만의 문제로만 다가오지 않으니까 늦게라도 철 좀 들어야 했던 것 같다.
근데 존나 오랜만에 와서 쓴다는 글이 내 마음안에 있는 응어리인걸 보니 난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
영화 책 드라마 뿐만 아니라 어떤 사회적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리뷰를 쓰는 작업을 하긴 했지만 그 마저도 타인에게 열려있는 글이라고 하기엔 수요가 있는 정보라고 하기엔 어려우니 스팀잇은 그냥 내 다이어리로 써야겠다.
어차피 저 팔로워의 반은 오토 돌리는 새끼들이고
이제 스팀잇을 하지도 않는 분들도 많으니
그냥 내 감정 쓰레기통으로 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말도 안되는 기대 하면서 태그는 달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