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내용의 말과 글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걸 선택하나요?
저는 글입니다. 그 이유는 시간 때문이지요. 현대 사회는 시간이 아주 중요합니다. 누구나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잖아요. 말은 글에 견주어 시간 제약을 크게 받습니다. 물론 글도 순서에 따라 기록하지만 이를 읽는 것은 읽는 이 마음이잖아요. 제목만 읽을 수 있고, 그런 다음 결론을 읽고 그제야 마음에 들면 처음부터 읽어도 됩니다. 본문 역시 눈으로 빠르게 읽어내는 것도 글이 갖는 큰 장점이지요. 글은 말에 견주어 짜임새도 높습니다.
여기 견주어 말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야만 한다는 겁니다. 영양가가 높거나 재미난 이야기는 그런 대로 들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뻔한 이야기를 지루하게 이야기하면 견디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목소리가 탁하거나 하면 귀가 닫힙니다. 그런다고 말을 자르기도 미안하고요. 말을 재미나게 하는 사람은 가끔 있지만 짜임새 있게 하는 사람은 보기가 드문 편입니다. 글은 아니다 싶으면 바로 넘어가도 되잖아요.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 처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콘텐츠를 생산하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것을 봐주기 바랍니다. 말은 그 순간 상대방과 마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글은 한번 기록해두면 시공간을 넘어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에게 다가갑니다. 때문에 갈수록 사람들은 글을 말보다 더 많이 쓰게 됩니다. 물론 좋은 강의를 말과 글과 사진과 영상으로 꾸민다면 더없이 좋은 소통의 도구가 되겠지만요. 말과 글만을 따로 떼어놓고 보자면 말보다 글을 한결 더 많이 쓴다고 봅니다.
글은 소통뿐만이 아니라 기록의 가치도 가집니다. 물론 말로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글이 말보다 한결 빨리 내용을 간추려서 보여주는 기능을 가지니까요. 인터넷에 공개되는 글도 많지만 기록을 위한 비공개 글은 또 얼마나 많을지 상상조차 어렵습니다.
사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글보다 말이 먼저입니다. 아기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알 수 있잖아요. 글보다 말을 먼저 배운다는 것을.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기술이 발달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점점 더 발달하면서요. 이제는 원글에 대한 댓글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글쓰기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아갑니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있는 데 이제는 ‘댓글 몇 줄로 천 냥을 벌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 인류’로 살아가려면 글쓰기가 점점 더 바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