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떡을 만들어 먹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떡은 명절이나 제사 때나 먹어보던 음식. 공정도 복잡하고,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그러다보니 먹기 쉬운 빵에 점차 밀려나는 게 우리네 떡이다. ‘떡보 떡순이’이란 말이 이젠 아득하다.
여러 떡 가운데서 집에서 그나마 쉽게 할 수 있는 떡이 찹쌀떡이 아닐까 싶다. 우리 식구가 만드는 이 떡은 그야말로 ‘마음대로’다. 시장에서 파는 부드럽고 쫄깃한 떡하고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맛은 그만큼 더 특별하다.
우선 찹쌀을 6시간 이상 불린다. 양은 밥 먹는 양의 배 정도를 한다고 치고 쌀을 넉넉히 한다. 찜솥에 먼저 물을 조금 붓고, 찜그릇을 놓는다. 이 위에 베보자기를 깔고 불린 찹쌀을 찐다. 얼추 한 시간쯤.
이렇게 찌는 동안에 소를 준비한다. 소 역시 식구들 형편대로 한다. 근사하게 먹으려면 찹쌀보다 먼저 미리 팥 앙금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팥 앙금은 미리 삶았다가 으깨어 체에 밭쳐 다시 불에 조리는 과정이라 길고 복잡하다. 그러니까 팥 앙금이 있다면 그 김에 덤으로 찹쌀떡을 해보는 게 좋을 정도로. 반면에 간단히 쉽게 할 수 있는 방식이 깻가루나 잣 또는 호두를 으깨어 고물을 만든다. 볶은 콩가루도 좋다
찹쌀이 다 쪄졌으면 이제 쳐서 먹으면 된다. 양이 많으면 떡메로 치지만 가정에서 한두 끼 먹을 정도는 절구공이로 해도 좋다. 아이들과 돌아가면서 공이질을 한다. 아이들에게 떡을 잘 먹게 하는 비법은 돈 주고 사는 떡이 아니다. 자기 손으로 직접 절구질할 때 맛나게 먹는다. 누구든 자신의 노동이 들어간 결과에 대해서는 군말이 있을 수 없다. 절구질을 하면서부터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참고로 절구질할 때 공이에다가 소금물을 묻혀가며 해야 한다. 간도 살짝 베지만 떡이 공이에 달라붙지 않게 한다.
너무 힘들게 절구질을 하지 않는다. 웬만큼 해도 맛있다. 살짝 덜 으깨진 쌀알이 입안에서 씹히는 맛도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대로 찹쌀떡이다. 찹쌀은 대부분 아밀로펙틴이라는 녹말로 이루어져 많이 칠수록 점성이 높아진다. 참쌀떡은 물리와 화학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된다.
먹는 것도 마음대로다. 깻가루와 으깬 잣. 여기에 팥 앙금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먹는 것도 식구마다 형편대로 묻혀먹는다. 예전에는 격식 차린 다고 떡메를 친 떡 안에다가 팥 앙금을 넣고 밖에는 고물을 묻혀 먹곤 했었다.
어차피 입안에 들어가면 같이 씹는 것. 떡은 목메일 수 있으니 나박김치 하나 곁들이면 모든 게 끝이다. 이렇게 간단히 만들고 형편대로 먹는다. 밥을 하면 두 끼 먹을 찹쌀이 떡으로 하니 한 끼로도 부족할 정도다. 손수 만드는 떡은 쌀 도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