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고 미루었던 사진 정리. 이제 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까지 왔네요.
외장하드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사진 한 장 찾으려면 하 세월. 외장하드가 낡아서 그렇답니다. 새 것을 알아보니 그 사이 기술 발달로 엄청 좋은 것들이 많이 나오지만 역시 가격이 만만하지 않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그저 무난한 걸로 골랐습니다. 대신에 이 참에 사진을 대폭 정리하자고.
사진을 찍다보면 일에 쫓겨 지우는 걸 생략하곤 합니다. 꼭 필요한 한 장을 위해 때로는 몇 십장에서 멱 백 장을 찍습니다. 그리고는 쓸모없는 사진은 삭제를 해야 하는데 다음에, 다음에....
얼마나 많은 사진이 쌓였는지. 낡은 외장하드에서 새로 산 외장하드로 옮기는 데만 거의 이틀이 걸립니다. 족히 수십 만 장이 넘나봅니다. 그것도 DSLR로 찍은 것들이. 여기다가 동영상과 강의용 PPT 파일도 저장 공간을 엄청 잡아먹습니다.
우선 불필요하다 싶은 사진을 삭제하는 일도 쉽지가 않네요. 사진을 찍는 일은 즐겁기라도 하지, 있는 걸 지우는 일이니...말하자면 청소에 가깝습니다. 이 일이 한 시간 이상 계속 되니 슬슬 짜증이 밀려옵니다. 두어 시간을 계속 하기는 어렵더군요. 한 달 쯤 시간을 갖고 날마다 조금씩 해야겠습니다.
만일 이게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면 창고 하나가 필요했지 싶네요. 디지털 자산은 물리적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고 방심한 거 같습니다.
이제는 디지털 자산이야말로 잘 정리하고, 잘 보관해야하는 시대입니다. 아무리 사진 같은 자산이 빅데이터로 쌓이더라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고, 짐만 될 뿐. 심지어 디지털 자산을 위한 비밀번호 같은 경우는 결정적이기도 합니다.
혹시나 여러분 가운데 좋은 방법 있으면 알려주세요.
오늘은 광복절입니다.
그 기념으로 잠자리가 날개돋이 하는 사진 몇 장을 올립니다. 이른 아침 여덟 시부터 두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거듭나는 순간입니다. 물 속 진흙 속을 기어 다니다가 드디어 딱딱한 껍질을 벗고, 날개가 생겨 하늘로 날아가기 위한 준비과정.
저도 사진 정리를 하면서 새롭게 마음 정리도 해봅니다. 잠자리처럼 마음으로나마 훨훨 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