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글쓰기 모임을 하나 꾸리고 있습니다. 작은 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한 달에 한번 모이는 데 상당히 재미있네요.
사는 곳이 지방이라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일곱 사람 내외. 인원이 적다보니 내용은 한결 더 충실하게 되는 거 같아요. 어느 새 오늘이 네번째 모임이었습니다.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글쓰기 교실
제가 꾸리는 글쓰기 교실의 핵심은 ‘삶을 가꾸는 글쓰기’입니다. 남한테 보이는 글쓰기가 아니라, 글을 씀으로써 자신을 가꾸는 게 먼저입니다.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이오덕 선생은 ‘삶을 가꾸는 글쓰기’라고 했고, 관련 책을 여러 권 지었습니다. 글쓰기를 바라보는 생각 자체가 참 좋습니다. 글쓰기가 거울이 되어, 글을 쓸수록 자신을 잘 알게 되고, 삶이 풍요로워지니까요. 글을 위한 글이나 돈이 목적인 글쓰기는 가끔 작가 자신의 삶과 괴리가 생길 수 있거든요.
제 수업 방식은 이렇습니다. 먼저 각자가 쓴 글을 글 모음집으로 묶어냅니다. 미리 이를 카톡방에 올려, 모두가 읽고 모임에 옵니다.
모임에서는 자신이 글을 쓰면서 겪었던 느낌이나 뒷이야기를 중심으로 먼저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그 글에서 좋았던 점, 고치면 더 좋을 점을 이야기해줍니다. 말하자면 강사가 일방적으로 끌어가는 게 아니라 ‘집단 지성 방식의 글쓰기 교실’입니다.
저는 강사로 참여하지만 이렇게 하면 저도 끌어가기 쉽고, 배우는 건 아주 많습니다. 여러 사람이 의견을 주고받은 뒤에, 저는 마무리 이야기 정도만 하거든요. 글쓰기 기술에 대한 건 아주 짧게 다루고, 대부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에 대해 생각을 나눕니다.
중독에 가까운 모임
우리 글쓰기 모임은 여기 스팀잇과 분위기가 많기 겹칩니다. 스팀잇이 악플이 없고 선플이 많듯이 여기서는 다른 분이 쓴 글에 대해 격려와 따뜻한 조언을 많이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시간이 끝나도 헤어지기 아쉬워하고, 다음에는 언제 보나 기다리게 됩니다. 스팀잇이 중독이듯이 글쓰기 교실도 중독 증세를 보입니다.
오늘은 4월 모임이라 모임 끝나고, 씨앗 나눔을 했습니다. 다들 텃밭을 조금씩 하거든요. 제가 나누는 씨앗은 토종 씨앗들입니다. 토종 옥수수, 오이, 호박, 단호박 씨를 나누었습니다. 씨앗을 받는 사람들이 표정이 떠오르나요? 다들 입 꼬리가 올라갑니다.
곡식 씨앗과 생각 씨앗은 비슷하다
나눔을 하다 보니 씨앗과 글쓰기는 비슷한 성격을 갖는 거 같아요. 곡식의 씨앗은 그야말로 씨앗입니다. 땅에 뿌려 잘 가꾸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글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글이란 생각을 문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스팀잇에서 말하는 ‘가치’가 들어있습니다. 그것도 남과 나눔을 하는 글쓰기이기에 가치가 더 돋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씨앗이 널리 퍼지듯이 글을 통한 생각 씨앗 역시 널리 퍼질 수 있습니다. 글이란 하기에 따라 시공간을 넘나듭니다. 지금 올린 글이 나중에 다시 인용될 수도 있고, 리스팀이라도 받으면 더 넓은 공간으로 퍼져나갑니다. 그래서 또 누군가에게 생각의 씨앗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