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키위♥ 입니다.
드디어 통가리로 화산 등반기 마지막 편 입니다.
며칠 전에 2편을 쓰고 나서 동영상을 수정하는 게 귀찮아서 늦장 부리는 마음을 다잡는데 오래 걸려서 이제야 쓰게 되었네요^^;;; 재밌게 봐주세요 ㅎㅎㅎ
지난 이야기 1편을 읽으실 분은 여기를 2편을 보시고 싶으신 분은 여기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에피소드에서는 산 정상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다가 이름 모를 벌레에 물렸던 것까지 썼습니다. 점심을 먹기 전에 사방이 탁 트인 곳으로 가서 한 바퀴 빙~ 돌면서 주변의 경관을 동영상으로 찍어봤습니다. 사방에 다 돌멩이가 굴러다니네요^^;; 님이 댓글로 언급해주셨던 것처럼 산인데 온 천지가 돌멩이인 이유는 아마 통가리로 산이 활발한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활화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제 영상에서 보이는 저 붉은 계곡 쪽으로 내려가면 그 유명한 에메랄드 빛 호수가 나옵니다.
에메랄드 호수를 보러 가기 위해서는 검은 모래로 이루어진 언덕을 내려가야 하는데 이곳이 매우 미끄럽고 경사가 가팔라서 좀 많이 위험했습니다. 정말로 사막의 모래를 헤치고 내려가는 기분입니다. 미끄러지기 딱 좋으니까 조심하세요. 등산화를 안 신고 갔더라면 발이랑 운동화가 뜨는 사이로 모래가 엄청나게 들어갔을 것 같습니다^^;;
계속 내려가다 보면 저 멀리서 빛나는 보석 같은 에메랄드 호수가 보입니다.
꼭 모래의 협곡에 커다란 보석이 콕!하고 박혀있는 것만 같습니다. 물도 에메랄드 빛일 것만 같아요!
영상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에메랄드 호수 근처에 연기가 모락모락 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유황 냄새도 많이 납니다. 연기 나는 곳에 가까이 가서 앉아 있으면 꼭 한증막? 노천 온천에 앉아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ㅋㅋ
다가갈 수록 보석이 점점 더 커져가네요. 영롱한 빛이 너무나도 신기합니다. 가까이 가도 이런 빛이 사라지지 않는 게 신기한데 혹시 물 색깔이 에메랄드 빛인 걸까요? 그래서 가까이 접근을 해보면..
에메랄드는 온 데 간 데 없고 웬 흙탕물만 잔뜩 ㅋㅋㅋㅋ
접근을 하면 할 수록 유황 냄새도 많이 납니다.
하늘색이 비춰서 에메랄드 빛인가 하기엔, 위에서 본 짙푸른 색이랑은 완전히 달라서 뭔가 미스테리 합니다...;;
에메랄드 호수를 지나가면 커다란 다른 호수가 또 나타납니다.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봉우리에 자세히 보시면 사선으로 돌멩이가 위치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꼭 누가 일부러 저렇게 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람이 한 걸까요? ㄷㄷㄷ;;
이제 거의 여행의 끝자락입니다. 내리막이라 그런지 올라올 때보다는 수월한 것 같습니다.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와서 좀 조바심이 나서 빨리 걸으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뒤로 펼쳐진, 내가 올라갔던 거대한 산맥이 보이니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더 걸어 먹구름이 별로 없는... 빛이 스며오는 곳 쪽으로 발걸음을 계속하면...
청명한 타우포 호수 (Lake Taupo) 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마치 산수화 한 폭을 보는 기분입니다. 구름에 난 구멍들 사이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와 꼭 전쟁영화속 평화를 상징하는 한줄기 빛 같습니다.
오른쪽에 구름 제조기?가 있네요. 자세히 보시면 산에 있는 돌틈 사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게 보입니다.
검색해보니 통가리로 화산은 2012년에 한번 분화했다고 하네요.. 5년 전.. ㄷㄷㄷ;;; 뚝딱뚝딱 공장처럼 산속에선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릅니다.
확실히 사진보다는 동영상으로 찍은 게 타우포 호수의 모습과 파란 하늘, 넓게 펼쳐진 경관과 제가 느꼈던 감동이 더 잘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거의 이 긴 여정의 끝이 보입니다.
라고 생각하면 완전 오산입니다! ㅋㅋㅋㅋ
호수 근처에 보이는 짙푸른 산림이 보이시나요? 저 숲을 지나가야 주차장이 나오는데.. 저기까지 가는 것이 완전...
직선으로 길이 나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이지 끝없이 꼬불꼬불꼬불꼬불..ㅋㅋㅋㅋ
2시간 남짓을 지루하게 똑같은 풍경을 보면서 걸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통가리로 화산 여행 길에서 가장 별로였던 구간 같습니다.ㅠㅠㅠ
등산로를 그렇게 낼 수밖에 없었던 모종의 이유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너무 힘들었어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거의 다 왔고 끝이 보이는데 다다르지 않는 신기루를 쫓는 기분이었거든요.
그래도 한참을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내가 저만큼 올라갔다가 이제는 내려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뭔가 감개무량 합니다.
내려가다가 웬 쌀뜨물이 흐르길래 보았더니 석회질?같은 광물이 포함된 개천 같았어요. 화산 활동의 산물이 흘러나오는 거겠죠? 산 틈새를 파고들어 졸졸 흐르는 잿빛 하천.. 나중에는 역동적인 강물처럼 콸콸 흐릅니다..ㅋㅋ
아무튼 저 잿빛 하천을 보고 난 뒤에도 거의 1시간 넘게 더 걸어야 나무가 즐비한 숲에 들어서게 됩니다.
그럼 거기서부터 또 30분 남짓 걸어서 주차장에 다다르고, 그 주차장에서 아침에 주차한 security day car park는 또 15분 가량 걸립니다..ㅠㅠ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방심하지 마세요.ㅋㅋㅋ
그리하여 차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정확히 10시간 걸렸습니다! ㅋㅋㅋㅋ
비록 안내 표지판에는 6시간 20분인가? 그 정도면 완주가 가능하다고 되어있긴 했지만.. 전 가다가 서서 사진 찍고, 가다가 뭐 먹느라 잠깐 멈추고, 가다가 벌레 물린 곳이 가려워서 잠깐 긁고 하느라 시간이 지체 되어서 인지 10시간 걸렸습니다.
뭐 그런 걸 다 안 했다 치더라도 산행 초보들에게 7시간 내로 완주하기는 불가능 해 보였습니다;;
저처럼 익스트림한 종아리의 고통을 즐기실 수 있는 자신이 없으시다면..ㅋㅋㅋ 7시간 동안 쉬지 않고 산길을 나아간다는 것이 너무 압도적으로 힘들게 느껴지실 수도 있으니 좀 더 짧은 코스를 선택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근처 마을에 있는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사서 돼지처럼 와구와구 먹었습니다^^;; 요기 거리를 좀 많이 챙겨가긴 했지만 20km 나 되는 산길을 걷다보니 저는 배가 하나도 안 고프다고 느꼈지만 제 몸은 칼로리 보충이 절실했나 봅니다^^;; 하핫
아무튼, 전체 완주 코스는 꽤 길지만 어린 아이들이나 연세가 많으신 분, 평소에 산행을 많이 하시는 분도 많이 오셨던 것 같습니다. 혹시 뉴질랜드 타우포로 여행을 가신다면 꼭 가보시길 추천 드리는 명소입니다.
산행 초보의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
그 뒤 며칠동안 다리 근육 아픈 건 안 비밀..ㅠㅅㅠㅋㅋ
이상으로 장장 3편에 걸친 통가리로 화산 등반 대장정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ㅋㅋ
키위♥의 뉴질랜드 타우포 통가리로 화산 20km 등반 시리즈
1편: 워밍업, 그리고 폭포에 가다 - 보러가기
2편: 드디어 산 꼭대기에 도착! - 보러가기
3편: 산을 내려오며 만난 호수들-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