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이었던 [16살, 홀로 영국 유학길에 오르다] 에 이어서 오늘은 2편을 작성해보겠습니다.
캐리어를 찾아보자
당황스러웠던 입국심사를 마치고, 이제 짐가방을 찾는곳으로 향했습니다. 짐가방이 레일에 올려져서 계속 쭉 나오는데, 못 찾겠더라고요. 이 캐리어가 저 캐리어 같고, 다 검정색 회색위주의 캐리어가 많다보니, 찾는데 한 20분 넘게 걸렸어요. 그랬더니 저를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토베이로 데려다 줄 운전기사가 왔고, 저의 짐가방을 대신 들어주며, 차로 향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여행갈 때 절대로 검정색 / 회색 캐리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너무 튀면 도난가능성이 높기에, 저는 짙은 파랑색 캐리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자동차로 4시간
런던에서 토베이까지 자동차로 4시간 걸린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제 막 장거리 비행을 끝내며 긴장이 한번에 풀리더니, 자동차로 가는 4시간동안 정말 깊게 숙면을 했습니다. 저는 장소의 냄새에 정말 민감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은 한국 고유만의 냄새가 있고, 런던은 런던 고유만의 냄새, 미국은 미국 고유만의 냄새가 있습니다. 그런데 런던의 냄새는 정말 우울했어요. 비가 와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왠지 표현하자면 우울하고 힘이 빠지는 냄새더라고요. 지금도 가끔 런던 여행을 가면, 똑같이 냄새를 맡고 느끼면서, 영국유학 시절에 대해서 생각해요.
홈스테이 집에 도착하다
유학생들에게는 총 3가지 방법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자취
- 홈스테이
- 기숙사
저는 3가지 다 해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자취가 제일 편했고, 기숙사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각자 방법마다 장단점이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한 40대 아주머니가 저의 홈스테이를 맡게되었고, 학교에서는 걸어서 15분정도 걸린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집안을 소개해주셨는데, 저는 일단 씻지도 못하고, 바로 눈을 붙여 침대에서 골아 떨어졌습니다. 일어나보니 영국시간으로 새벽이었습니다. 아까 메모해놓은 와이파이 아이디를 이용해서, 노트북을 켰습니다. 당시 페이스북은 초창기였고, 실제적으로 불편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피드를 이용해서 중학교 친구들과 연락을 하고, 어머님께도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잘 도착했다고.
만약 그 시절 페이스북도 존재하지 않았다면... 상상하기도 싫네요. 향수병을 달고 살지 않았을가요?
존재하지 않는 핸드폰
유학원에서 저희 어머님께 그랬대요. 유학생활에서 핸드폰은 불필요하다고. 정말 개념없는 소리입니다. 유학생활은 학교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데, 왜 어째서 핸드폰이 필요가 없습니가? 진짜 지금 생각해도 화가나요. 핸드폰이 없어서 얼마나 불편함을 겪었는지. 만약, 유학원을 통해 유학을 가시면, 유학원 말 절대로믿지마세요. 완전히 전적으로 신뢰할 사람들이 아닙니다.
화장실에서의 사투
샤워를 하려고 들어갔습니다. 차가운 물밖에 안나오더라고요. 꾹 참았습니다.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더니, 사실이네.' 라고 속으로 생각했죠. 그런데, 제일 중요한 화장실 변기가 물이 내려가지를 않더라고요. 당황했습니다. 저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 어떻게 아주머니께 설명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설명하기전에 변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가 고민하다가, 저는 방법을 꾸역꾸역 찾아서 변기를 뚫었습니다. 그렇게 화장실에서의 사투를 마치고 나오는데, 아주머니가 완전 나체로 윗층에서 내려오시더라고요. 아주머니는 이혼하셨고, 자신의 아들들과 남편은 리버풀에 있으며, 자신은 요양 개념으로 이 곳 토베이에 자리를 잡았다고 하셨었죠. 아무튼 나체로 윗층에서 내려오시더니 저를 보며 아무말도 안하시더라고요. 한 20초 후, 위쪽에서 이번에는 남자 한 명이 나체로 내려오더라고요. 짐작은 했습니다만, 영국은 이렇게 개방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그 집에서 아무런 존재도 아니었을거 같아요. 그냥 매달 100만원씩 방세. 그리고 가끔 밥을 챙겨줘야 하는 어린 동양인
도착한 후 하루가 완전히 지났는데도, 식사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안하고, 그냥 그저 정체불명의 남자와 수다를 떨면서 와인을 마시고 있더라고요. 낯가림이 심한데, 영어도 안되고.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다음 포스팅에 작성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