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어떤 분이 스팀잇에 소개한 저출산 대책관련 기사를 하나 읽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며 출산과 육아의 근본적인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위 기사를 소개한 분에 대한 반박이 아닙니다.
위 기사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할 말은 많지만, 딱 하나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정말 저출산이 걱정이라면, 아이를 국가가 책임지고 키운다는 생각으로 빈틈없이 완전한 돌봄을 디자인해보길 바란다.
기사 내용에는 육아와 직업을 같이하며 느낀 불편함을 쭉 나열하고 있습니다.
-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합쳐 1년 3개월을 썻지만 아기를 맞길 곳이 없어 퇴사를 했다.
- 3년간 육아 후 직장을 가졌으나 자신을 나쁜엄마로 보는듯한 사회적 시선이 불편했다.
- 유연근무제를 이용해 육아와 직업을 조절했지만 유연근무제를 사회적 혜택으로보는 시선이 불편했다.
- 전업주부와 워킹맘 사이의 불필요한 갈등이 불편했다.
-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의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다.
이 분 이야기를 볼 때단순히 국가가 빈틈없이 아이를 돌봐달라는 것만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하는 여성이 불편한 감정마저 느끼지 않게되길 원하고 있습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1년 3개월이나 쓰고 복귀하지 않고 퇴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조선족이 건강보험혜택만 받고 잽싸게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1년 3개월동안 회사는 이 사람의 4대보험과 퇴직금, 일부 급여까지 지불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출산과 육아를 하고 회사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 것입니다. 이건 도덕적 사회적 의무가 따르는 계약입니다. 그러나 이분은 그런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이 자신의 불편감을 계속 이야기합니다.
난 이분이 자기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 까지 합니다. 한국의 워킹맘중에 이분만큼 많은 혜택과 기회를 가진 분이 없습니다. 1년 3개월을 꽉 채운 출산-육아휴직... 육아에 협조적인 남편과 친지들.... 탄력근무제... 현재 사회와 공동체가 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다 받은 사람입니다.
불편한 말이지만 국가가 애를 책임지고 키워준다고 출산율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이건 너무나 명백해서 반박할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 출산율이 제일 높은 곳은 아프리카와 중동지방입니다. 이런 곳에서 국가가 애를 책임지고 키워주나요?
우리나라 60년대는 애를 너무 많아 낳지 말라고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는 표어까지 만들었죠. 그때 국가가 애를 책임지고 키워줬나요?
산업화된 모든 선진사회에서 출산율이 2.0을 넘는 곳을 찾기 힘듭니다. 프랑스가 출산-육아 친화적인 제도로 출산율이 높다고 하지만 겨우 1.96입니다. 게다가 출산율이 높은 집단은 북아프리카와 아랍의 이주민들입니다. 문화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기 때문이지 프랑스 혜택이 좋아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왜 그럴까요? 제가 볼 때,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산업화된 국가는 전통적인 사회적 결합인 결혼이라는 제도가 무너지고 있는 곳입니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남녀 모두 강압적이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느낍니다. 더 이상 남녀의 영속적인 결합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결국 혜택은 크게 없고 잘못되면 인생이 피곤해질지도 모르는 부당한 계약이라고 느낍니다.
그럼 한국은 왜 서구보다 훨씬 낮냐구요? 한국 사회가 살기 힘들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이건 주관적인 감정입니다. 아무리 한국사회가 아프리카만 못하겠습니까..
한국사회는 서구가 겪은 것과 같은 급격한 전통질서와 결혼제도의 해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단, 이를 대체할다른 것을 찾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유교적 전통질서 안에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신민도 아니고 의무와 권리를 명확히 구분하는 서구적 시민도 아닙니다.
의지할 가치관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결국 퇴행적인 어린아이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어린아이는 권리는 요구하지만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의 불편함을 절대 못참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제일 먼저 부모 등골을 빼먹고 나중에는 국가로 통칭되는 다른 사람의 등골을 빼먹으려고 합니다. 자신의 삶을 개척할 용기를 잃은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남이 다 해줬으면 좋겠다.."입니다.
제가 볼 때, 단순히 출산과 육아를 누가 대신 맞아주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앞날을 주도적으로 헤쳐나가려는 용기를 가진 성인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를 낳는 것은 벼슬이 아닙니다.
본인의 행복을 위해 아이를 낳은 것입니다. 영장받고 출산하지 않은 이상 본인이 원해서 자신의 아이를 낳아놓고 고통스럽고 힘든 것은 국가가 책임지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자신의 경력을 추구하려고 했으면 육아와 양립이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놀면서 월급받을 수 없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남편이 육아를 안하면 남편을 들들 볶는것은 괜찮습니다.
단, 난 내 캐리어를 쌓고 돈을 벌고 싶으니까 애 기르는 것은 국가가 알아서 불편없이 해 주세요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일해서 번 돈은 자기가 쓸 거 아닙니까.. 애는 남의 돈과 노력으로 키우고 싶다는 것인가요?
사실 국가가 책임지라고 말을 하지만 다른 사람이 책임지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위 기사를 쓴 사람은 자신이 무슨 공공의 의무를 하고도 부당한 대우를 받은것 처럼 당연히 약속을 깨고 직장에 복귀하지 않은 것, 살면서 겪은 불편함, 사소한 걱정을 늘어놓고 있는데.....
모든 인간이 그런 불편함과 부조리를 겪으며 삽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내가 겪은 불편함이 너무 부당해..... 국가가 책임지고 아이를 안 키워줘서 출산을 못하는거잖아....
부모는 애만 낳아놓고 일터로 떠나면 아이를 국가가 책임지고 길러주는 사회가 도대체 어떤 사회입니까..
우선 위 주장은 원인과 결과가 바뀌었습니다. 서구 사회를 비롯해서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전통적인 역할이 약화었기 때문입니다. 즉 가족이 해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개인의 영역까지 깊게 다가온 사회구조의 변화 때문입니다.
건강한 어린이와 건강한 시민은 사회의 물샐틈 없는 보살핌이 아니라 부족하고 허술하지만 책임감 있는 부모에게서 나옵니다. 이런 부모의 가치관과 책임감이 다양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듭니다. 내 생각은 그렇습니다.
결론
아이를 "국가가 책임지고 키운다는 생각으로 빈틈없이 완전한 돌봄을 디자인"해야 애를 낳을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아이를 낳으면 안됩니다. 이런 가치관에서 자란 아이는 커서 사회에 피해를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