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말 지루할 틈이 없는것 같습니다. 한반도 정세가 한치 앞을 보지 못할 정도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했던 미국과 북한사이의 회담은 취소되었습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트럼프 탓을 하기도 합니다만 이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일 뿐입니다. 국제질서는 자신의 이익과 힘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네이트판에서 익명재판 하듯이 "누가 더 나쁘네" 로 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갖는걸 허용하지 않겠다고 미국이 결심한 순간부터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할지 전쟁으로 해결할지는 미국의 의사에 달려 있었습니다.
북한의 태도가 일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다면 말로 할 것이고 신뢰 할 수 있다면 피를 봐서라도 확실한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는거죠.
미국은 이보다 훨씬 덜한 안보위협과 이해관계를 위해서도 전쟁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혹자는 지금은 밀고 당기기 단계이고 조금 있다가 둘이 못이기는 척 협상에 다시 나설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볼때 그것도 힘듭니다. 국가간의 대화라는게 범부들이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결정권을 쥔 미국이 시간이 없습니다. 시간을 끌수록 중국은 경제제재는 구멍을 낼 것이고 미국 중간선거는 11월달로 다가왔습니다. 그 전에 냉각기를 가지고 다시 협상에 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모자랍니다.
북한은 절대 미국과 전쟁하고 싶지 않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협상에 임하는 태도는 초강대국 미국의 심기를 대단히 거스르는 것이고 대단히 불성실한 것이었습니다.
미국과의 담판을 그렇게 원해놓고 왜 북한은 왜 그런 태도를 보였을까요?
아래 재미있는 동영상이 있습니다.
제목은 습관의 무서움입니다.
- 북한은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약속한 미국과의 실무회담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 북한은 미국의 여러 차례 핫라인 연락을 무시했습니다.
- 최선희 외교부 부상은 펜스부통령과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위 세 글에 나오는 미국을 한국으로 바꿔보면 어떻습니까..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일입니다. 일방적인 약속취소와 연락두절, 원색적인 비난... 불과 며칠 전에도 겪었던 일입니다.
위와 같은 행동은 북한이 한국에게 늘상 하던 습관적인 것이었습니다.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늘상 해왔던 벼랑끝 전술이었죠. 한국에게 늘 통했으니 미국에게도 통할 것이라 생각했겠죠.
하지만 미국은 한국이 아닙니다. 초강대국은 위신을 잃는 것을 대단히 싫어합니다. 안보위협에 대해 한국처럼 분열되고 나약한 태도를 취하는 나라도 아닙니다.
아래는 최선희의 조선중앙통신 담화문 전문입니다.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80525000020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있다."
약속에도 안나오고 전화도 안받는데 갑자기 이런 담화문을 듣게 된다면 미국으로서도 회담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서양.. 특히 영미권은 말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읽거나 "숨은 맥락"을 찾는 것보다 말 그대로의 의미를 받아들이는데 익숙합니다. 때문에 그들에게 "나중에 한번 보자" 라는 말은 나중에 진짜 보자는 말이지 대화를 끝내는 인사말이 아닌겁니다.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해 주겠다"는 말도 "그러니까 이상한 말 하지 말고 회담때 양보 많이 해 줘"라는 맥락의 블러핑으로 들리기 보다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핵 위협으로 들렸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김정은은 그동안 약간이나마 쌓였던 신뢰를 완전히 날려버렸습니다. 북한도 당황했는지 하루도 안되어서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답변을 내놓습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8052501070121084001&w=ns
결국 이번 일은 북한이 습관대로 하다가 꼬인겁니다. 한국에게 하던짓을 미국에게 하려던 것에서 부터 일이 꼬인거죠. 대상을 잘못 고른겁니다.
협상이 재개되려면 북한이 완전히 숙여야 할것이고 단계적 접근법같은 해법에서 훨씬 더 양보해야 할겁니다. 북한 체제 특성상 쉽지 않을겁니다.
우리가 제일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지 개인적인 예측이지만 다음 글에서 한번 써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