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쯤 하늘을 나는 장치를 성공시키는게 국가적 위신과 이익이 걸린 프로젝트였던 적이 있습니다. 하늘을 난다는 것 자체가 인간의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는 것이고 그 나라의 기술적 우위를 드러내는 것이었죠.
비행기의 군사적 가능성은 너무나 명백했습니다. 당장 정찰에만 사용한다고 쳐도 큰 군사적 이점을 갖게 됩니다.
당시에는 비행기가 사람을 대륙을 건너 실어나를 것이라는 상상은 못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장거리 우편물을 하늘로 실어나른다는 정도만 생각해도 어떻습니까? 상업적으로도 비행기는 대단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당시 많은 나라가 여러가지로 비행장치를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에 사람은 새뮤얼 랭글리 박사(Samuel Pierpont Langley)입니다. 비행기를 최초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당시 많은 사람들이 믿었던 저명한 인사입니다.
우선 이 사람은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였습니다. 하바드를 비롯한 여러 대학 물리학·천문학 교수였고, 워싱턴 스미스소니언협회 회장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천문학에 관한 인기있는 대중과학서적을 써서 인지도도 높았을 뿐 아니라 노벨상 이전에 가장 저명한 과학상도 받은 사람입니다.
스팩으로 따지면 지금 블록체인시장의 비탈릭부테린이나 댄라리머 둘을 합친것 이상의 영향력은 되었을 겁니다.
실제로 1896년에는 최초로 무인동력기를 성공시키기도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5만달러를 미국 정부로 부터 지원받고 있었습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협회에서도 2만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누가 봐도 이 사람이 비행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자명해 보였습니다. 비행기 개발에 필요한 모든 재정적*기술적 자원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최초의 비행기를 만든 사람은 모두가 알 듯이 라이트형제입니다. 랭글리 박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라이트형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라이트가의 5남매들이 직간접적으로 비행기 제작에 기여를 했습니다.
비행기 제작에 돈을 대느라 다른 두 형제는 자전거가게와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고 유일한 여자형제는 교사로 일해야 했습니다.
이들은 미국방부와 저명한 학술단체의 지원도 받지 못했고 박사학위는 커녕 대학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혹자는 랭글리박사는 이론에 몰두한 사람이고 라이트형제는 실행을 한 다음에 문제점을 고치는 사람이다 라고 말합니다. 즉, 방법론의 차이 때문에 결과의 차이가 나타났다는 말이죠.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지만 뭔가 설명이 충분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랭글리박사는 세계최초로 무인비행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건 실행력이 아닐까요? 뭔가 다른것이 있는겁니다.
훨씬 더 좋은 설명이 있습니다. 아래 사이먼 시넥이라는 유명한 학자의 TED 강의를 한번 들어보세요.
난 사이먼 시넥의 설명이 훨썬 더 납득이 갑니다.
랭글리 박사에게 유인비행기는 자신의 명성에 마침표를 찍어줄 물건이었을 뿐입니다.
그가 원한것은 궁극적으로 "최초의 비행기를 만들어낸 사람"이라는 명예와 부였을 겁니다.
그것이 라이트형제가 최초의 유인비행을 성공하자마자 랭글리박사가 모든 연구를 포기한 이유입니다. 타이틀을 빼앗겼으니 비행기를 더 발전시키는 일 따위는 할 수 없었던겁니다.
그 후 랭글리박사가 라이트형제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고발했던것도 이해가 됩니다. 랭글리박사는 자신의 타이틀을 빼앗아간 사람이 미웠던겁니다.
랭글리박사가 비행이 보여주는 가능성에 가슴뛰는 사람이었다면 당장에 라이트형제를 데려다가 같이 연구했어야 합니다. 라이트형제는 그런 세계적 인물이 불러주면 틀림없이 달려가서 협업했을겁니다.
이제 많은 분들이 불편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 보려합니다. 오미세고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오미세고는 시작부터 모든것을 갖추고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비탈릭부테린, 조셉 푼 같은 거물급 인사들의 협업과 태국내의 탄탄한 기존사업의 입지, 좋은 사업모델과 충분한 재정자원... 이렇게 좋은 조건으로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습니다.
오미세고가 약속한 것은 딱 세가지입니다.
- 분산화된 거래소를 만들겠다.
- 모든 금융업무를 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만들겠다.
-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압도적인 처리속도를 보여주겠다.
DEX는 다른 많은 프로젝트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제로엑스는 많은 자산을 토큰화 하겠다는 아이디어가 일정부분 오미세고와 겹칩니다.
아토믹스왑까지 구현하는 코모도거래소와 실제 작동하는 Wave 같은 DEX들이 있을 뿐 아니라 DEX에 진출하겠다는 기존거래소와 코인은 무수히 많습니다. 이들은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오미세고가 준비하는 DEX는 도대체 어떻게 진행중인건가요?
오미세고의 로드맵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달 안에 오미세고만의 블록체인이 출시되야 합니다. 아직 이야기가 없는것으로 보아 이 일은 미뤄질것 같습니다.
White label SDK 는 시간표상 출시되었어야 하지만 아직 테스트와 수정중입니다.
위 표는 오미세고에 적용하겠다는 플라즈마 프로젝트의 처리속도입니다.
저 계획대로라면 블록체인의 처리속도문제는 완벽히 해결됩니다. 이더리움 스케일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책입니다.
작년 8월달에 시작을 알린 이 프로젝트는 올해 1월 말에야 1회 실행회의를 가졌습니다.
부테린은 갑자기 3월 말에 플라즈마 자체 캐시를 제안했습니다. 플라즈마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완전히 정해졌는지, 진행은 원활히 되고 있는지 답답한 상황입니다.
한달만 있으면 초당 1000tps가 훨씬 넘는다는 이오스 플랫폼도 런칭합니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확장성을 갖는 여러개의 플랫폼도 이미 여러개가 나와있습니다.
이더리움 확장성문제는 언제 해결되는건가요? 약속했던 오미세고의 플라즈마 적용은 언제 되는건가요?
모든것을 고려할 때, 오미세고가 약속했던 프로젝트가 조금씩 미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오미세고도 오픈소스 프로젝트일겁니다. 깃헙활동은 위와 같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특히 작년에는 단 한개의 커밋도 없었습니다. 이건 있는 그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이부분은 수정합니다. @subi 님이 지적해 주셨듯이 위 깃헙활동은 plasma-mvp 에 한정된 것입니다. 실제 깃헙활동은 2배 이상 높을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암호화폐 시장에 장 필요한 것은 DEX와 지불결제서비스입니다. 오미세고는 이 것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인적-물적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위의 일을 이뤄내는 것은 오미세고가 아닐거 같습니다. 실제 뭔가를 이뤄내는 것은 오미세고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미친듯이 일에 몰두하는 다른 어떤 암호화폐 개발자들일겁니다.
오미세고가 여러곳에 상장되서 가격이 펌핑될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뭔가를 이루지 못할것 같은 이유는 랭글리박사가 실패한 이유와 비슷할것입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 안주해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제대로된 sdk도 완성하지 못했고 자신만의 블록체인은 제시간에 시작하지도 못할것 같으며 획기적인 확장성 프로토콜은 언제 적용될지도 모릅니다. 명성과 다르게 깃헙활동은 처첨한 지경입니다.
그런데 신한은행 같은 곳과 양해각서나 맺고 다닐 시간이 있을까요?
니가 어떻게 다른사람에 마음속까지 알 수 있느냐고 말하면 할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제가 19세기 말로 돌아간다면 랭글리박사보다 라이트형제에 투자해서 성공하는 짜릿함을 맞보고 싶습니다.
지금 암호화폐에 투자해야 한다면 거물을 끼고 느릿느릿 일하는 곳 보다는 목적에 사로잡힌 괴짜들에게 투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