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바느질로 꼼지락 거리면서 만드는 것을 좋아해요 좋아했어요.
업종에 종사할만큼 했고,
인생의 다른 것에 한 눈을 팔 수 없을만큼 빠졌던 적도 있는데,
어느 날 보니, 제가 좀 궁상맞더라고요.
종일 쭈그리고 앉아서,...
그냥 나가서 사면 몇 푼 안주고 살 수 있는 것들을
하세월 걸려가며 만들고 있으니
본인의 그런 모습이 참 많이 복장터져했어요. ㅎ
그래서 참 오랫동안 바늘을 안 잡고 버텼는데,
어쩔 수 없이 갑자기 연달아 일복이 터져서 여러개 만들었네요.
그래서,
구경 하시라고 들고 와봤습니다.
#1 화장품 파우치
업종 종사라는 게... 제가 오랫동안
퀼트쌤을 했거든요. 지금은 쉬고 있지만...
그러면서 또 와중에 뜬금없이 야심차게 블로그로 완제품을 팔기 시작했었어요.
그러나! 저는 원래 그런 것을 할 수 없는 사람이었어요.
손이 워낙 느려서, 제가 만든 물건을 시급계산하면 늘 밑지는...
그리고, 하나 만들고나면 다시 똑같은 거 만들기 절대 싫어하는...
거기다가!
블로그로 판매하려면, 직접 홍보하고, 사진 찍고, 글 올리고,
재료 사오고, 만들고, 가격 정하고... 잔 손이 많이 가는데,
공장처럼 물건을 찍어낼 수 없으니
이걸로 본업을 하다가는 굶어죽기 딱 좋겠다 싶어서
아니, 그냥 체력이 방전되어서
몇달째 그냥 방치중이었어요.
제가 홍보를 안 하니, 자연스럽게 주문도 끊기고...
그렇게 찜찜하게 잊혀지고 있었는데,
여행 가기 직전에 갑자기!! 어제!
뜬금 없이 주문이 들어왔더라고요.
몇 초 갈등하다가,
그래도 너무 갖고 싶다 하시니
마침 잘라놓은 원단도 있고해서..
와중에 만들었습니다.
저는 퀼터 답지 않게, 도톰한 작은 것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가방 안에서 자리를 너무 차지하거든요!
그래서 딱 제 취향에 맞게 만들었죠.
마침 귀여운 방수 원단이 있어서 홑겹으로 만들었더니 반응이 괜찮았어요.
제가 제일 애용하는 파우치랍니다.
오늘 두개 만들어서 바로 발송했네요!
#2 여행용 안전복대
유럽 여행가는데, 거기 소매치기는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거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망타진 되었는데! ㅠㅠ
그래서 복대가 필수라길래 다이소에서 하나 사왔는데...
문제는 여름철이 되다보니
옷 위에 착용하고 점퍼를 입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속에 숨겨야 하는 복대.
그러다보니 나일론으로 만들고 여기저기 마감이 두툼한 것은
실용도가 너무 떨어질거 같았어요.
그러고 생각이 났죠. 저 25년전 갈때, 엄마가
거즈손수건으로 복대 만들어 주셨던 것을...
그래서,
뒤져서 제일 얇고, 옷 위로도 색상이 비치지 않을만한 면 원단을 골랐어요.
지퍼도 고급진 쇠지퍼는 두껍고 무거우니까 홈패션 지퍼로...
고무줄도 두툼하지 않게 가늘은 것으로 선택하고...
안에 시접처리도 따로 하지 않았어요.
두꺼운 것을 최소화!
그리고 여권과 돈을 포개 넣으면 두터워서 티가 날테니 둘로 갈랐어요.
하면서 진짜 많이 궁시렁 거렸네요.
무재주가 상팔자라고요... 할 줄 모르면 걍 사다가 아무거나 쓸텐데
이렇게 몸을 괴롭히며 또 궁상을 떨고 있다니...
바쁜 와중에!! ㅠㅠ
암튼, 그래서 딸 것까지 나란히 완성하고나니,
그래도 뿌듯합니다.
순간적으로... "이거 올려놓고 팔까?" 그러다가...
다이소에서 2천원인데, 제 경쟁업체 중국을 어찌 이기겠어요.
고이 접기로 했어요.
#3 붓필통
보여드리는 김에 하나 더...
제가 맨날 이렇게 가내수공업을 하니, 딸램도 역시 그것이 너무 당연합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말해요.
"엄마 이러구 저러구 한게 필요한데 가능할까요? 너무 힘들지 않으시면.."
얘는 자기 엄마가 도깨비 방망인줄 아는 것 같아서,
그냥 평생 도깨비 방망이 해주기로 마음 먹었기에, 또 만들었습니다.
수채화 붓을 여러개 샀는데, 가지고 다니려니 붓 끝이 상한다고
필통을 만들어 달라하더라고요.
그래서, 힘 받으라고 청바지 잘라서 만들었습니다.
이왕이면 화려하게 레이스장식이나 뭔가 그런 것을 붙이면 좋겠지만,
아직 마냥 젊은 딸은 그런거 질색인지라 최대한 심플하게...
그러나 서운해서 물고기만 한마리 걸어줬습니다.
(수채화 물통으로 들어가려 하지는 않겠지요?)
이렇게 둘둘 말아서 가지고 다니면 됩니다. ^^
평소 같으면 사진 찍어서 보여주며, 이거 가져간다고 자랑했을텐데,
아이 생일이 며칠 전에 지나서
이건 깜짝 서프라이즈 선물로 비공개 했어요.
이렇게 며칠 연달아 했으니,
당분간은 손 안댈거예요, 아마...
아니, 이제 여행 떠나니까 ... ㅎㅎ 당연히 못하겠네요! ^^
그만 정리하고 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