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고 , 나이를 먹어가면서 늘 느끼는 것은,
세상살이는 정말 계획대로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처음 스티밋에 가입신청을 할 때는 당장에라도 바로 시작할 수 있을거 같았지만 가입 후 한달을 완전히 들여다도 안 보며 지냈고,활동을 막 시작하면서부터는, 여행중에 짬짬이 여행기를 올리겠다는 소심한 야심도 다소 있었다. 그러고는 일주일간 접속 불가...
그리고, 딸을 보러 와서는,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 역시 우리가 계획했던것과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무덥다던 시칠리아 날씨는 비가 오면서 패딩을 입을만큼 쌀쌀하고, 그 와중에도 간간히 비치는 태양 덕에, 선크림 못 바른 내 얼굴은 새카맣게 타고있고, 해변에서 일광욕하는 이들을 보면, 파라솔은 햇볕 가리개가 될 수 없고, 저들이 계획한 것은 정말 저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여행 일정은 대략 비행기표와 숙소를 모두 잡아놓은 상황에서 시작되었으니 크게 달라짐이 없어야 정상이겠지만, 갑자기 비행기 파업이 생겨서 파리 일정이 취소되고, 금전 손해도 보고 맥이 쭉 빠져버렸다. 어떻게든 손해를 좀 덜 보겠다고 숙소에서 기를 쓰면서 컴퓨터를 두드리고 전화를 걸어보고 애 쓰면서 사실은 소중한 우리의 하루를 또 손해보고 있다.
픽 웃음이 나온다. 아직 열흘 이상 남은 유럽에서의 시간이 지나면, 한국에서 처리해야할 엄청나게 골치아픈 일들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래도... 인생은 여전히, 예측할 수 없어서 아름답다 느껴진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가슴뜀이 생겼고, 격변하는 나의 하루하루가 무섭기도 하지만, 보잘것 없는 작은 내가 인생계획을 세운다고 해서 뭐 얼마나 잘 세울 수 있을까 싶다. 운명의 흐름에 곱게 무릎꿇고, 그 흘러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겠다.
나는 여전히 행복하고, 그리고 감사한다.
아무리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딱 하나만 믿고 가리라.
종국에는 모든 것이 다 잘 될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