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잠이 그리운 나와 너에게
1
미국에 돌아온지 벌써 열흘째다. 낮설게까지 느껴졌던 미국에서의 아내, 엄마의 자리는 이제 안정을 되찾았다. 열흘동안 내 몸은 그야말로 전쟁터와 다름이 없었다. 장거리 비행으로 인해 몸살이 난 몸을 이끌고 귀국 바로 다음날 남편이 초조하게 기다렸던 나와 아이의 신체검사를 치뤄야 했다. 이 신체검사라는게 남편의 해외발령에 꼭 필요한, 빨리 치뤄야하는 서류인지라 남편은 좋은 해외발령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했다. 하지만 신체검사를 받기위해 기다리는 동안 내 몸상태는 고역이었다. 남편의 초조한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때당시엔 원망아닌 원망을 했다. 그때의 검진은 야속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직업에 대한 모든 서류를 제출하게 되어서 속 시원하다.
만약 모든 서류가 잘 진행된다면 우리는 캐나다로 이사를 가게 된다.
2
나에겐 성격이 서로 다른 친구들이 있다.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도 있지만, 내 친구들은 정말 ... 다르다.
성격도 성격이지만 관심사가 많이 다르달까?
그 중 피부도 하얗고 몸도 마음도 예쁜 친구, 열심히 공부해서 미술선생님이된 친구, 예쁜아들 낳아 잘 살고있는 친구 등이 있다.
가끔 얘기할때마다 그 친구들은 내 고민을 충분히 조언해주고 공감해주는 좋은 친구들이다. 미국에서 어쩌다 한번씩 한국에 갈때마다 친구들은 없는시간 쪼개서 날 만난다. 정말 고마운 존재들이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연락하다 보면 몇몇 친구들은 서로가 생각하는 가치관이 맞지않아 부딪치다 못해 만나면 불편한 사이로 변질되어버렸다. 나에겐 다 좋은 친구들이지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건 어렵다. 그 친구들사이엔 서로 층이 존재하나보다. 각각 상황이 다르고,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태여서인지 이 상황이 안타깝다.
둘 다 각 인생에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상태이다. 그런데 그런 환경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못된다는게 많이 안타깝다.
3
한국에 있는 동안 아들이 우리 외할머니를 많이 따랐다. 졸졸 쫓아다니질 않나, 할머니 집에서 자야한다고 어찌나 떼를 쓰던지 할머니께선 결국 며칠밤을 부모님 집에 머무셨다.
그 모습이 어찌도 귀엽던지 할머니도 자신을 이렇게 잘 따르는 손주는 처음이라며 많이 좋아하셨다.
할머니를 잘 따르는 아이가 고마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미묘한 슬픔이 감돈다.
이번에 많이 봐야지 나한테는 다음이 없네.
언제 (호야랑 라나가) 한국에 또 오겠어.
다음에 올땐 나는 이미 없을수도 있는데.
연신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마음 한구석이 시리다.
그래서 할머니를 잘 따르는 아들이 더 고맙다.
할머니댁에 가보니 우리 아들 사진만 없었다. 그래서 할머니와 함께 사진하나 예쁘게 찍었다.
할머니도 우리 아이도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4
요즘 그림도 안그리고 정말 게으른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언제까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해야 할까... 한심해지기 시작한다. 어서 부지런해져야 할텐데 그럴 기미가 안보인다. 움직이는게 귀찮고 살도 많이 쪘다. 아이가 어제 내 배를 보더니
엄마, 엄마 배 안에 아기 있어.
이런다... 배가 확실히 많이 나왔나보다 ;;
안되겠다. 내일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해야겠다.
흑흑.. 아직도 충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