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내린 도시에서
안개비 같이 몽롱한 먼지 속
나무도 숨쉬기 어렵다
지구 어머니의 수정체가 혼탁해졌나
분간이 흐릿한 풍경
소비로 사라진 숲의 공허와
공장식 가축들의 무수한 울음으로
지구가 중병 들었나
고층 빌딩 사이로 쪼개진 산과
그마저 볼 겨를 없이 조각난 걸음들
마스크 쓴 얼굴 하고서 어디를 바삐 가나
미세한 먼지는 하늘을 가리고
솟은 아파트는 산을 가리고
미끈한 도시는 인간마저 가리어
안개 속처럼 도통 뵈지 않는다
백내장 걸린 도시
지구는 아프다
숨길이 갑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