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전 1호의 대문니를 뺀 포스팅을 한적이 있다. https://steemit.com/kr/@leeja19/4bj5bu-1.
이틀전 이를 뺄 때도, 두달 전처럼 아주 난리였다. 빠질 때가 훨씬 지나 뿌리까지 다 보여 옆으로 삐딱하게 붙어있는 다른 대문니를 빼기 무서워서 이리 도망가고 저리 도망가고..
정말 피곤하다.
손으로 톡 건드려도 빠질 것만 같은데... 난리 나리를 피우니 동생들은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겨 하나둘씩 큰언니 옆으로 내 옆으로 모여들어 구경한다.
저녁부터 먹고 싶다던 빙수로 회유를 할까 싶어 신랑과 상의 끝에 내 생일때 받은 베.라의 아이스크림 쿠폰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이를 빼면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회유를 했더니...
보통 평일 저녁때 엄마나 아빠나 아이스크림을 주는 적이 잘 없던 터라 넘어왔다.
넘어왔다고 해서 1호가 이를 뺄 마음을 먹었단 이야기지 울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마음을 먹었으나 무섭다고 "잠깐만 잠깐만"을 수십번 외쳐서, 안빼면 아이스크림이고 뭐고 없다는 협박을 들은 후 겨우 나에게 본인의 이를 맡겼다.
톡 건드리기만 해도 빠질 것처럼 보였던 삐딱하게 붙어있는 이는 생각보다 안 빠졌고, 건드렸더니 피만 줄줄...
순간 당황했지만, 울고 있는 언니 주위로 좀비들처럼 모여드는 동생들을 물리치면서..
빼려던게 아니고 그냥 본거
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한 뒤, 자세를 바로 잡고 다시 뺐다.
힘을 조금더 줬더니 다행히 빠졌다.
빼고 나서 이를 보여줬더니,
이번엔 하나도 안 아팠어. 진짜 이번엔 하나도 안아팠어.
하고 눈물 맺힌 눈을 가지고 웃으면서, 피나는 이를 휴지로 막으면서 이야기하는게 아닌가.
안 아파서 좋은건지... 아이스크림을 먹을 생각에 좋은건지...
일단 사진부터 남기고.
신이난 1호는 화장실에 있는 아빠에게 빨리 가자고 소리지르고..
2호는 자기도 가겠다고 나에게 누워서 땡깡부리고...
3.4호는 아직 분위기 파악이 안되서 돌아다니고 있고..
그래서 2호에게 따라가라 했더니
오예~!!
하며 냉큼 옷을 입으러 달려가니
그제서야 분위기 파악이 된 3호.
나도 따라갈래!!!!
를 정확한 발음으로 외친다. 아빠의 눈치를 보면서 가라고 했더니...
이번엔 4호가 난동을 부린다.
그 모습을 보던 신랑이 4호를 덜렁 안고 아이스크림을 사러갔다.
아이들의 천국.
넷을 데리고 다녀온 신랑이. 다음 번엔 내 차례란다.
엉? 응? 뭐라고?? 못 알아 들은척했더니..
다음 번엔 나보고 네명을 다 데리고 다녀오라고 쐐기를 박는다.
응? 뭐? 담엔 어디 나가질 말아야지...
쿠폰을 보내주신 삼촌에게 동영상으로 감사의 표시를 한뒤...
하프갤론 아이스크림을 한번에 다 끝내 버리고 잘 준비를 했다.
여기서 이빨 요정이 안나오면 섭하지..
1호는 정성스레 빠진 이를 약통에 넣고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저번에는 동전을 받았었는데..(원래 동전을 받는 거다.) 이번엔 킨더초콜렛을 달라는 이야기를 적은 편지를 꼬깃꼬깃 접어 베개밑에 놔두었다.
이날은 내가 뭐가 피곤했는지 일찍 잠이 들어서 이빨요정이 활동하지 못했다.
다른방에서 자던 1호가 새벽에 깨서 이가든 통과 편지를 들고와서 내 옆에서 잤다.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1호의 짜증이 폭발했다.
이유인즉슨 이빨 요정이 다녀가지 않았다는 것.
아... 이 아인 정말 이빨 요정을 믿는구나 싶기도 했지만 아침부터 듣는 짜증에 나도 짜증이 나서
니가 자는 곳을 자꾸 옮겨 다녀서 그렇지!! 한군데서 자야지 이빨 요정도 와서 안 헷갈릴거 아니야?? 오늘 밤에 다시 넣어놓고 자봐!
라고 이야기 하고 1호가 자긴 무서워서 혼자 못자겠다는둥, 엄마가 계속 자기 옆에서 자면 되는거 아니냐는 둥의 원성을 못 들은 채하며 일단락 지었다.
그날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처음엔 베개가 필요 없다고 하더니
아.. 맞다!!
그러면서 베개를 가져와 소중하게 이와 편지를 베개 밑에 두고 1호는 나에게 물었다.
엄마, 어떻게 하면 중간에 깼는데 안 일어나고 다시 잘 수 있어요?
그날은 반드시 이빨 요정을 만나고 싶었나보다. 깨도 눈감고 계속 누워 있으면 다시 잠이 들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아이들이 다 잠이 들자 마자 1호 베개 밑의 이와 편지를 꺼내왔다.
저 편지를 보고 원래는 이빨 요정도 편지를 써주려고 했다. 킨더조이 초컬릿을 사지 못한 관계로..
초콜릿은 이에 안좋으니 동전으로 대신 주고 가겠단 편지...
그런데 밤중에 갑자기 신랑이 나갈 일이 생겨서 냉큼 킨더조이를 사오라고 하고 1호의 베개 밑에 넣어주었다.
편지 쓰는게 귀찮았던 이빨요정..
편지 대신에 스팀잇에 글을 올렸던 이빨 요정...
오늘 아침 일찍부터 1호의 환호성을 들을 수 있었다.
엄마!!!! 이빨 요정이 정말 킨더조이 초콜릿을 줬어요. 나 지금 먹어도 되요??
너무 기뻐해서 "안돼!!" 라고 할 수 없었던....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덴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걸 또 한번 알게되었다.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행복의 효율성을 높여 본다.
P.S
2호도 빨리 이를 빼고 싶은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