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 (a.k.a 첫인상)
썸이 되기까지
이렇게 이어지는 이야기 입니다.
원래는 다른 글을(금연교육)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어....
왜 괜히 시작했단 생각이 드는건지... 기억력의 한계를 느끼며..
어제 어디까지 했더라...?
아.. 그 해 겨울에 대해 이야기 할 차례구나.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 해주듯...)
나의 미국에서의 삶은 너무나 즐거웠다. (비록 전화로 차이는 일을 경험하긴 했지만..)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 새는 줄 모른다고... 클 만큼 다 크고 나서 부모님의 방해(?) 없이 맘껏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자유를 맛 본 나로썬 정말 재미지게 놀았다. 그 재미진 삶에 어느 순간부터 그 애도 같이 있었다.
청년회 임원 임기가 끝나고 다음 해 임원들에게 임원직을 넘겨줄 때 쯤, 다니던 교회는 엄청난 갈등을 겪고 있었다. 태어나서 교회에서 좋은 모습만 보고, 교회는 늘 좋은 곳, 즐거운 곳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다 큰 어른들이 예배 시간에 서로가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언성을 높여 싸우고, 경찰까지(더군다나 미국 경찰은 많이 무서웠다.) 불러 서로를 내 쫓는 모습을 보면서 참 실망을 많이 했다. 그래도 그때는 나름 믿음이란게 있었는지 엄청 기도를 많이 했다. 자연스레 청년들끼리 자주 기도 모임을 가지게 되고 청년들 나름대로 방법을 모색하다보니, 그 애와는 더 자주 만나게 되고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자주 보게 되면 아무리 못생긴 얼굴이라도 블러(blur) 처리가 되는 듯(일명 콩깍지가 씌인다는...) 하다. 생긴 것 보다는 행동과 성품이 더 많이 보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화 통화도 자주 하고, 문자도 자주 주고 받았다. 그때부터가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썸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 교회의 분란은 나에게 썸을 가져다 줬다.
교회 문제로 상담아닌 상담을 그 애에게 받으면서(상담으로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더 신뢰가 갔다.) 그 애는 이미 그런 교회 문제들을 경험 해 본적이 있었고, 그때 자기가 어떻게 했었는지에 대해 말해줬다. 목소리가 크지 않고 차분한지라 듣고 있으면 나도 내 감정도 정리가 되고 차분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대화 중간 중간에 하는 그 애의 농담은 날 웃게 했다. 그때는 교회도 불안정하고, 내 앞 날도 불안정한 때라 안정감을 주는 그 애와의 대화가 너무 좋았다.
그냥 마냥 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더 오빠같은, 듬직한 남자같은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한번 볼꺼 두번 보고, 두번 볼꺼 세번 봤다.
그 애의 집(동생과 둘이 같이 사는 집)에서 놀고 있었을 때였다. 그 애의 집은 청년들의 아지트였다. 몇날 며칠씩 그 집에 사는 애들도 있었고, 주말 만 되면 그 집엔 교회 청년들로 바글바글 했다. 그 날도 여느때와 같이 청년들과 그 집에서 놀고 있는데.. 주방에 서 있는 그 애의 뒷모습을 문득 보게 되었다.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주방에서 뒷모습을 볼 수 있다. )
다리가 기네? 저녀석 원래 저렇게 다리가 길었나?
혼자 중얼거렸다.
종종 그 애는 바지를 먹고 다녀서 놀린적이 있다.
너.. 엉덩이가 바질 먹었어!
라고 조용히 귓속말을 했더니...
누나.. 전 항상그래요..
라고 귓속말로 받아치던...
그 뒷태가 그 날따라 길어 보이고 날씬해 보이고 뭐.. 그랬다. 드디어 콩깍지가 본격적으로 씌이기 시작했나보다.
그래도 애써 그 애는 어리다 라는 생각을 계속 되뇌이며 그 애와 전화를 하면서..
요즘 맘에 드는 자매는 없냐? 말해봐~ 내가 연결 해줘 볼께...
라는 말을 하면서, 교회의 어린 동생들을 거론했었다. 하지만 쉽게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때쯤 교회 동생 하나가 그 애가 맘에 든다며 나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동생 이름을 대면서 어떻냐고? 참하지 않냐고? 계속 물어봐도 대답은 시큰둥했다. 난 어쩌면 내심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에 안도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계속 물어보면서 뭔가를 확인하고 싶었을지도...
그러면서 매일 틈틈히 전화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
결혼 전에는 달을 보면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달이 너무 이쁘니 좀 보라고 단체로 문자를 보내곤 하였다. 그러면 보낸 뒤 바로 답장이 오기도 하고, 늦었으면 늦었다 이야기 하며 그 애는 꼭 답장을 나한테 보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난 문자가 무제한으로 요금에 포함이 되어 있어 마음 껏 보냈었는데, 신랑은 받은 문자도, 보내는 문자도 하나 하나 돈을 내야 했었다. 그러나 내가 본인이 맘에 있어서 달을 보라고 문자를 보내는 줄 알고, 손을 부들부들 떨어가며 문자 확인을 하고 답장을 했었다고 한다. 단체 문자였는지는 꿈에도 모르고... 달로 자기를 꼬셨다나 뭐라나...
그렇게 썸은 점점 깊어져 갔다.
필력과 시간이 딸려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고의로 그러는 것 아닙니다. 내 이야길 쓰는데도 쉽지 않네요. 작가님들 완전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