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만 먼
근처에 그가 있는 것 같아.
친구가 내게 말했다.
그 말 한마디에 고요하던 가슴이 미친 듯이 뛰고 호흡이 가빠졌다.
이 창 너머에 그가 있다. 이곳을 나가는 순간, 그와 마주칠지도 모른다.
나의 전부이자 나의 치부였던 그.
당장 달려가 만나고 싶다가도 나약했던 그 시절의 나로 다시 돌아 갈까봐 두려워 섣불리 발을 뗄 수가 없다.
결국 나가지 못하고 가만히 서서 바라만 본다.
그는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다.
저 너머에 그가 있다는 걸.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미 우리의 좋았던 시절은 끝나버렸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