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전 승윤이가 학원 끝나고 와야하는 시간에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필 그날 늦잠을 자서 핸드폰을 안챙겨 줬다고 자책하며 친정엄마는 아파트 단지 놀이터를 두바퀴나 돌았고 워킹맘인 나는 사무실에서 발동동 구르며 같은반친구 엄마들에게 연락을 하고 있었다. 한번도 그런일이 없었기에 심장이 철렁했다.
아무리 수소문해도 승윤이는 없었다. 점점 더 불안해지고 퇴근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승윤이가 집으로 들어왔다는 연락을 받았고 철렁한 심장을 부여잡고 승윤이에게 잔소리 콤보를 늘여놓았다. 물론 앞으로는 친구들과 놀러 갈때는 꼭 할머니에게 이야기 하고 가라는 당부와 함께 ... 저날 이후로 무조건 가방 벗어놓고 놀이터에 나간다. 그날이 시초였나보다.
유치원 다닐적만해도 항상 내시야에 있었던 아이가 내시야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자꾸 불안하다. 물론 걱정할 필요없이 너무 잘하고 있다는건 알고 있지만 마음이 물가에 내놓은 아이같다 ....아이가 조금 크면 편하려나 했더니 몸은 편한데 마음이 불편하다.
남편은 나와 승윤이가 애정표현 하는것을 영 눈꼴시렵게 본다. (승윤이가 아빠에게 해주는 최고 애정 표현은 안아주는 것이다. 남편이 승윤이에게 뽀뽀라도 할라치면 승윤이가 질색 팔색 하므로... )어느날 아침 출근전 승윤이에게 "엄마뽀뽀"라고 이야기 했더니 승윤이가 나를 쓱 안아줬다. 이렇게 시작인건가 나는생각하고 있었는데 등뒤가 서늘해서 뒤를 돌아 봤더니 남편이 씨익 웃으며 '자기도 승윤이에게 나와 같은 신세이군 후훗' 이라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씁쓸한 출근길이였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 밖으로 나온 승윤이의 발이 내 손바닥만큼 자란걸 보았다. 엊그제 승윤이가 발이 내 엄지손가락만 했는데 벌써 손바닥 만큼 자랐다니... 새삼 세월이 참 빠르다는것을 느꼈다.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었다. 시간이 조금 천천히 흘러 천천히 커주었으면 좋겠건만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