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필요한 순간 #1 - 결혼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친정집으로 제일 먼저 달려갔다.
시집간 딸이 기죽지 않도록 엄마는 상다리가 부러지게 상을 차려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딸 잘 부탁한다는 엄마의 마음이 깃든 음식들...
뭘이리 많이 차렸냐고 엄마에게 타박 아닌 타박했지만...
상다리가 부러질거같은 밥상은 나의 어깨를 한껏 치솟게 만들었다.
한끼 식사, 아무 의미 없는식사였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그리고 엄마의 딸로써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의 식사 였다.
마음따뜻한 식사.
다음날 시댁으로 가야하는데 엄마가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 얼른 마트에 다녀오셨다.
사과한박스, 배 한박스, 아이스박스하나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이바지 음식도 안하는데... 이거라도 가져 가라면서..
마트에서 제일 좋은놈으로 맞춰 놓았다고 ..
아이스박스는 소고기니 시댁 식구들과 맛있게 먹으라고 챙겨주셨다.
시집간딸 이쁘게 봐달라는 엄마의 마음이 가득 느껴져 코끝이시큰 거렸다.
트렁크 가득 엄마의 사랑을 담아 든든한마음으로 시댁으로 달려갔다.
엄마가 필요한 순간 #2 - 출산
아이를 낳을때 엄마에게 꼭 와달라고 부탁 했다.
남편도 필요하지만.. 그순간 엄마가 있어 줬으면 싶었다.
그래서 엄마는 예정일보다 일찍 올라와 달라는 딸의 부탁에 열일 제쳐두고 올라와 주셨다.
아이를 낳고 분만실을 나와서 엄마의 얼굴을 보았다.
엄마만이 지어줄수 있는 여러가지 감정이 뒤섞인듯한 엄마의 표정
우리딸 장하다 그리고잘했다 고생했다라는 말하지 않아도 얼굴만 보아도 알수 있는그런 표정
엄마의 표정을 보고있자니..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도 엄마에게 웃으며 '엄마 나 잘견디고 어른 다됐지' 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엄마는 나의 웃음을 보고 모든 긴장이 풀린듯한 표정으로 두눈가가 빨개지면서 희미하게 웃어 주셨다.
병실로 올라가면서 눈물이왈칵 나왔다.
아이를 낳을때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엄마얼굴을 보자 왈칵 쏟아 졌었다.
엄마가 필요한 순간 #3 - 지금
유난히 이번 겨울은 귤이 맛있다.
맛있게 먹는걸 아시곤 친정엄마는 귤이 떨어질 틈이 없이 귤을 채워 놓으신다.
엊그제 귤이 똑 떨어져 어제저녁 귤을 사가야지 하고 집에 가는길에 깜박했다.
집에 갔더니 어김없이 냉장고 가득 귤이 채워져 있었다.
어제저녁 그 귤을 보면서... 내심 기분이 좋았다.
나를 향한 엄마의 사랑이 냉장고 가득 채워져 있었다.
엄마가된 나에게도 엄마가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아니 엄마가 계셔서 고마운 순간이라고 하는게 맞는거 같다.
어릴적에도... 엄마가 된 지금에도... 나의 엄마는 존재만으로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