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이란 병명은 심심치 않게 언론을 통해 접할수가 있다. 아마도 유명인의 혹은 유명인과 얽힌 사망사건과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몇달전에 반려견에 물린후 발생한 녹농균 패혈증에 대한 이슈도 있었다. "패혈증" 이란 키워드로 검색하면 국내 대표적인 두 포털이 대답해주는 첫번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미생물의 감염에 대한 전신적인 반응으로 각종 주요 장기의 장애를 가져온 경우, 패혈 증후군으로 저혈압이 동반된 경우 패혈성 쇼크로 분류합니다
질병백과 서울아산병원 www.amc.seoul.kr/asan/main.do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발열 증상 혹은 36도 이하로 내려가는 저체온증, 호흡수가 분당 24회 이상으로 증가(빈호흡), 분당 90회 이상의 심박수(빈맥), 혈액 검사상 백혈구 수의 증가 혹은 현저한 감소 중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이를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systemic inflammatory response syndrome; SIRS)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전신성 염증 반응 증후군이 미생물의 감염에 의한 것일 때 패혈증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패혈증 [sepsis]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일단 위의 내용은 엄밀히 말하면 틀렸다. 정확히는 과거의 것이라고 봐야겠지만. 매일같이 바뀌는 최신지견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변명하자면 패혈증이란 개념이 원체 과학자들에게 100% 이해되지 못한 영역이기도 하다. 위의 정보를 지적질하려는 의도에서 언급하는 건 물론 아니다. 패혈증이란 무엇일까? 사망률이 10%에 육박하는 이 증후군에 대해 현재 학계가 내놓은 up-to-date 된 정의는 이렇다. 조금 풀어서 써보면..
"미생물에 감염된 신체의 통제되지 않는 면역반응에 의한 장기기능 멈춤으로 목숨이 위험한 상태"
- 신체가 미생물에 감염되면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염증반응이란 쉽게 말해 외부의 침입자에 맞서 싸우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침입자와 벌이는 내몸의 한판 승부인 셈이다.
- 피부에 세균감염이 되면 국소적으로 붉어지거나, 붓기가 발생하고 아프기도 하다. 감기에 걸리면 몸에 열이나고 근육통 두통이 발생한다. 이 모든 증상들이 치열한 한판승부 = 염증반응의 결과인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는 아물고 몸살기운은 사라진다. 곧 신체는 회복한다.
- 그런데 이 염증반응이 통제가 안되면 문제가 생긴다. 심한것이 아니라 통제가 안되는 것이 문제다.
- 이 통제안되는 면역반응은 세포 수준, 대사 수준의 오작동을 일으킨다. 이로 인하여 생명을 보전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능을 분업하는 장기(심장, 간, 폐, 뇌, 콩팥, 장..)들이 기능을 멈추기 시작한다. 이게 심해지면 "패혈증성 쇼크" 라고 부르는 상태가 된다.(패혈증성 쇼크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이쯤되면 사망률은 대략 40~50%에 육박한다.
쓰면서도 이렇게 재미없는 내용이라니. 정말. 아무튼 이 재미없는 걸 이야기하는건 패혈증의 정의 혹은 메커니즘을 생각할때, 요즈음의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이슈나 혹은 개인적인 사념들과 만나는 어느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가지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다투는 것은 자연스럽고 좋은 것이다.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런데 그에 앞선 초심-소기의 목적을 잊으면 균형을 잡기 어렵다. 통제가 되지 않는다. 여차 잘못하면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된다. 그러니까 초심을 잃는 건 어쩌면 패혈증성 쇼크만큼 위험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