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무척이나 귀여운 여자였습니다. 요즘 부쩍 옛날 얘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주황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절 만나러 오곤 했었죠. 한 번은 제가 그녀를 집에 보내기가 싫어서 지하철에 탄 그녀를 쫓아 역사를 가로지르며 뛰어간 적도 있었어요.
로맨틱했었죠.
늘 긍정적이고 똑똑한 여자라서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행복하리라 생각했어요.
영화를 한다고, 매일 밤을 새면서 시나리오를 고치는 저였지만, 언젠가 성공할 거라고 얘기했죠.
"당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석일 뿐이야."
그렇게 말해주곤 했어요.
아이를 키우고, 살다보니 그녀도 나이가 들었고 힘든 생활고에 고통스러워하기도 했어요.
하루는 늘 밝고 긍정적이던 그녀가 제게 한 마디 했습니다. 심각한 상황에서 한 얘기가 아니었어요.
소파에 앉아 그냥 잡담을 하다가 나온 얘기였습니다.
"난 요즘 사람들이 왜 자살하는 지 알거 같아.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는 이해가 돼."
그 말에 너무 놀라서 아내의 두 손을 꽉 잡고 물었습니다.
"그런 생각하지 마."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냥 이해가 된다고."
힘없이 얘기하는 아내를 보면서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잖아. 오빠가 실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이용만 당해왔잖아."
"그건 내가 부족해서 그래."
아내가 내 말에 발끈했습니다.
"겸손한 것도 좋고 다 좋은데, 오빠는 부족한 게 아니야. 이 사회가 문제지. 일을 하고 정당하게 왜 돈을 주지 않아? 이상한 거잖아."
아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제가 글을 써주고 돈을 떼인 게 몇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돈만 있었어도 저희 집이 빚을 그렇게 지진 않았을 겁니다.
"그래도 그런 생각은 하지 말자. 희망을 갖자."
"희망이 어디있는데? 희망 같은 거 없어. 난 정말 자살하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됐던 사람이야. 근데 그게 이해가 돼. 무슨 말인지 알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고."
그녀의 그 말을 들은 후, 무슨 일이든 돈을 벌기 위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웹소설을 쓰기 시작한 겁니다.
제가 가진 재주로 가장 빨리 안정적으로 목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죠. 저작권 수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점 차 금액은 늘어나니까요.
그리고 그 금액을 가상화폐에 투자한 겁니다.
처음엔 한달 유료연재비를 넣었고, 그 다음엔 일하고 받은 돈의 일부를 넣었어요.
그 때가 한참 상승장이어서 정말 희망을 봤습니다. 계속 올라가서, 빚도 갚았어요.
서민의 희망이 비트코인이라는 말이 실감이 됐었습니다.
정부 발표 전까지는요. 정부에서 가상화폐 규제다 뭐다 얘기하면서 폭락이 시작됐어요.
잘 됐을 때 아내에게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고 얘기했었어요.
아내도 믿어보자고 했었죠. 결국은 규제다 뭐다 하면서 폭락을 맞으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희망은 어디 있는가 싶어서요. 그래도 전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믿고 있어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투기성 때문이 아니고요. 저 같은 창작자가 올바르게 대우 받을 수 있는 시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스팀잇도 그런 맥락에서 만들어진 플래폼이라고 생각해요. 블로그의 글도 창작물인데 제대로 대우 받은 적이 없죠. 네이버만 돈을 벌었지. 정작 블로그에 글을 쓴 사람들은 대우를 못 받았잖아요.
중간에서 권력을 쥔 플래폼이 마진을 다 떼 먹는 게 아니라, 개인과개인의 거래로 창작자의 창작물이 보존 될 수 있고, 지속적으로 발전적인 사회가 되는 날이 오길 바래요.
이런 희망을 전 꿈꾸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