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사이 스팀잇의 현 상황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글을 올려 주셨습니다.
스팀잇은 망할 것인가? 2019년 5월의 스팀잇의 모습.
(코인비평) 스팀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1편 베들레헴 철강이 주는 교훈
사실 이번 포스팅은 2 개월 전 다른 분이 보내 주신 어떤 댓글을 보고 생각하던 내용인데 지금에서야 다시 정리해 보고 있습니다.
[위 댓글과 관련해서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최근 올라오는 글들의 공통점은 스팀잇은 망했고 망해가고 있다는 겁니다.
뉴비들이 이런 글 계속 보면 더 떠난다고 싫어하시겠지만 이런 글을 안 봐도 스팀잇에 조금만 있어보면 다 알게 됩니다.
이건 이길 수 없는 게임이구나 하고요.
스팀잇이 망한(망해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각자 생각하시는 게 다르시겠지만 결국 문제는 사용자 감소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은 스팀잇이 가지는 기본적인 구조적 한계입니다.
즉, 처음 설계부터 스팀잇은 플랫폼으로서 실패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졌습니다.
'왜 스팀잇은 글로 보상을 나눌까'
요즘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왜'라는 것을 질문합니다.
왜 스팀잇은 글로 보상을 나눌까
왜 사람들은 스팀잇에 실망을 하고 떠날까
왜 스팀잇을 해야만 하는가
좀 더 근본적으로는 '왜 암호화폐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로 돌아가긴 합니다만 우선 이번 포스팅에서는 스팀잇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스팀잇이 글의 가치에 따라 창작자와 소비자가 보상을 분배 받는 곳이라고 믿습니다.
실제 작동 구조는 그러하죠.
그럼 왜 글이어야 하는 걸까요?
이전에 제 포스팅에서 몇 번 밝혔지만 저는 이것이 처음부터 불공정함을 위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기존의 POW나 POS 방식의 채굴에서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해시 레이트죠.
채굴기의 연산 능력, 자신이 스테이크 한 코인의 양
이 절대적인 수치는 아무도 바꿀 수 없습니다.
매 블록마다 채굴 보상이 랜덤하게 분배된다?
그럼 아무도 그 코인을 채굴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이 '절대적인' 기준은 반대로 진입 장벽이 됩니다.
연산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필요한 하드웨어의 성능은 더욱 고사양을 요구합니다.
스테이크 되는 코인의 양이 늘어날수록 내가 가진 지분 역시 희석되죠.
'스팀잇은 불공정함을 전제로 설계되었다.'
바로 그 점이 스팀잇이 '글'을 기준으로 분배를 하는 이유입니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글의 가치'를 나눌 절대적인 기준을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글이 그 정도의 가치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해야 할까요?
만약 제 글이 1 달러의 보상을 받는다면, 그리고 그게 과도하다면 여러분은 무엇으로 그것을 증명하시겠습니까?
글자 수, 글의 수준?
실제로는 글의 양과 수준이 중요하게 작용하긴 하죠.
왜냐하면 '수준 낮은 짧은' 글에 과도하게 보팅 하다간 어뷰징 논란에 휘말릴 것이니까요.
스팀잇이 스팀 채굴 디앱이라면 그 분배 방식은 랜덤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후발 주자에게 계속 기대 심리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미 100만 원이 넘는 그래픽카드 수백 개로도 한계가 온 POW 채굴을 하시겠습니까?
돈 놓고 돈 먹기인 POS 방식은 또 어떻고요.
하지만 스팀은 다르죠.
내 글이 가치만 인정받는다면 후발주자도 얼마든지 보상을 받아 갈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과거에 희망에 차 있던 시기에는 '1 글 1 닭'이라고 광고했죠.
그 점이 바로 스팀잇이 사람들의 욕망에 속삭인 부분입니다.
'누구나 자본에 상관없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스팀잇이 주사위를 굴려 분배를 했다면 다들 이걸 도박이라고 욕했을 겁니다.
도박까진 아니어도 순전히 운에 의존하기만 하는 리스크가 존재하는 투자입니다.
스팀잇을 처음 설계할 때 그들은 두 가지를 염두에 뒀습니다.
Q. 기존 POW/POS 채굴 방식의 문제점인 선점 효과를 어떻게 희석할 것인가?
A. 보상을 랜덤하게 분배해서 후발 주자를 계속 유입시켜 경쟁을 계속 발생시킨다.
이걸로 선발 주자들의 독점으로 후발 주자가 유입되지 않고 선발 주자가 떠날 경우 기반이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Q. 그럼 보상이 불공정하게 분배된다는 점을 어떻게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
A. 누구도 가치를 정할 수 없는 요소를 투표 방식으로 평가해 그것이 '대중의 선택'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
그 결과가 바로 우리가 POB라고 믿는 현재의 스팀잇입니다.
그 누구도 가치를 잴 수 없는 '글'을 기준으로 보상을 분배합니다.
그래야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실제로는 보상이 글의 수준이 아닌 각자가 보유한 스팀 파워에 비례하게 설계되어 있어 꾸준히 재투자를 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보상이 다시 투자로 재 유입되게 만들어서 시장에 풀리는 수량을 조절할 수 있게 만든 거죠.
이걸로 완벽하게 불공평한 분배를 사람들이 믿고 받아들이게 만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