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유튜브 강의를 몇년 전 우연히 접하면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그 호수같은 잔잔하고 평화로운 마음..
그 후로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알아차리기' 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소위 말하는 명상이라는 것을 몇년 전부터 생각날 때마다 해왔다.
의지력이 없는 나는 가만히 앉아 오랜 시간 꾸준히
하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생각날 때마다 내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지켜봤고 위빠사나 명상이라고 불리는 듯한 나의 모든 동작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생각날 때마다 해보았다.
걸을 때 나의 발바닥의 느낌,
샤워할 때 물줄기의 느낌,
음식을 먹을 때 혀에 닿는 느낌 등.
이런 것들을 생각날 때마다 종종 해왔는데
요즘 그 효과를 느끼고 있다.
어떤 효과냐면,
나의 감정이나 생각이 나타날 때 그것에 바로 휩싸이지 않고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분노,수치심 등등)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구나(뜬금없이 떠오르는 과거의 어떤 기억들) 를 말 그대로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내가 방금 전까지 유쾌한 기분이었다가 갑자기 기분이 상하는 순간 나의 감정의 변화를 그리 오래지 않아 알아차릴 수 있게 되고, 그럼으로써 그 나쁜 감정을 다른 이에게 전이한다거나 그 나쁜 감정에 빠져 한없이 불행해 한다거나 하지 않게 되었다.
그저 '어? 방금 전까지 기분이 좋았는데 왜 갑자기 내가 시큰둥해진거지??' 하고 생각하며 내가 갑작스레 기분이 나빠진 이유를 혼자 곰곰이 생각해본다.
나는 지금 시부모님과 살고 있는데 아침까지 유쾌한 기분이었던 나는 오후에 갑자기 내 말투가 시큰둥해지고 기분이 다운되는 것을 '알아차렸고' 더이상 그 기분을 누군가에게 화풀이하는 방식으로 나가지 않고 내가 왜 갑자기 기분 나빠졌을까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시어머니의 어떠한 몇마디 말을 듣고 나서부터 나는 시큰둥해지고 갑자기 다운이 됐던 것이다.
왜 그런고 생각해보니
시어머니 말씀의 내용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으나
내가 시어머니의 말투를 굉장히 거슬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권위적이게 들리는 명령조의 말투.
설사 나를 생각해주는 내용의 말씀이라도
그 권위적이게 느껴지는 명령조의 말투를 들으면
나는 왠지 모르게 좋던 기분도 바로 다운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왜 그런 말투에 그토록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것은 권위적이고 폭력적이었던
나의 아버지를 생각나게 했던 것이었다.
우리 시어머니는 전혀 우리 아버지와 비슷한 스타일이
아니신 성실한 좋은 분이시나 그 말투만 들으면 나의
잠재의식은 바로 나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고 그러면
나의 마음은 배배 꼬여 진실을 진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 하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됐던 것이다.
나의 감정과 행동의 원인을 대강이나마 파악하고 나면
나는 땀에 젖은 찝찝한 몸을 시원한 물로 끼얹듯이
나의 마음은 오래지 않아 시원해지며
그러면 내가 상대방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자칫하면 미워했을지도 모르는 상대방의 탓이 아닌
나의 내면에서 발생된 문제임을 알게 된다.
그럼으로써 상대방도 더이상 미워하지 않게 되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윈윈' 상태가 되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은 내가 이렇게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지
꿈에도 모를 것이다..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렇게 혼자 북치고 장구친다. 상대방은 이런 내가 안중에도 없지만 말이다;)
23아이덴티티 라는 영화를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
23개의 인격을 가진 주인공은 마지막에 24번째의 몬스터 인격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영화를 보며 나 자신을 생각했다.
(24개까지는 아니지만 나도 4개정도는 될 것이다..)
나는 다행히 몬스터 인격이 나타나기 전에
나 자신을 돌아봤던 것 같다.
'미움이 없는 세상'
'모두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세상'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세상 사람들이 모두 바라는 것일 것이다.
명상을 통해 세상에서 내가 느끼게 되는
모든 감정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괜시리 사람을 미워하는 일도 그 미움으로 우리의
소중한 인생에 쓸 에너지를 미워하느라 낭비할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 에너지를 한번뿐인 우리가 더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쓰게 될 것이다.
꼭 가부좌를 틀지 않더라도,
걸을 때 한번 발바닥이 땅에 닿는 느낌을,
샤워할 때 몸에 물줄기가 닿는 느낌을 한번 느껴보자.
그리고
가끔은 하늘도 바라봐 보자.
하늘이 얼마나 새파란지, 구름이 이렇게 예뻤는지
새삼 느끼고 감탄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변화하는데 큰 힘을 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