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그라미)에 대해 생각 해 보았다.
포도 알갱이, 접시, 계란 노른자, 오렌지, 시계, 자동차 바퀴, 지구 그리고 눈동자까지.
이 세계의 정말 많은 것들은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다.
원의 정의는 이렇다.
일정한 점에서 등거리에 있는 각 점을 이은 곡선. 또는, 그것으로 둘러싸인 평면.
원은 특별하다. 모든 점이 시작점이자 마침점이고, 한편으론 시작점도, 마침점도 없다.
처음과 나중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모순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완벽하다.
원을 만드는 상상을 해 보았다.
도화지에선 시작점에서 출발한 뒤 곡선을 그려가며 마지막엔 그 시작점으로 돌아가도록 연필을 움직이면 된다.
긴 줄로 원모양을 만든다면 줄의 끝과 끝을 맏닿게 하면 된다.
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첫 연과 마지막 연이 동일한 (혹은 비슷한) 형태를 띠는 수미상관 기법은 우리에게 더 많은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나는 시, 영화, 드라마, 소설, 음악에서 모두 수미상관 기법을 좋아한다.
처음과 끝을 같게 하는 것의 의미는 특별하다.
반지도 마찬가지이다.
평생 한 사람만을 바라보겠다는 약속인 결혼을 할 때에 연인들은 서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주고 받는다.
반지의 원 모양은 영원을 뜻하고, 단단한 금강석은 변하지 않는 사랑을 의미한다.
행성들을 보면서도 신기했다.
사각형, 오각형, 마름모, 하트 등 수 많은 도형들이 있는데 왜 하필 둥근 구(球, sphere)일까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는 '원'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 해 보았다.
성서에 따르면 창조 직후의 세계는 아름답고 완벽하며 선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완벽함은 오래 가지 못했고, 인간은 낙원에서 쫓겨난 뒤 평생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했다. 그건 그 이후에 태어난 수 많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처음과 끝이 같은 이 원이 우리에게 암시하는 건
언젠간 우리가 이 고통스런 삶을 끝내고
다시 그 완벽한 아름다움을 영원히 맛볼 수 있게 된다는 메세지가 아닐까
하는 희망섞인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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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 Grin은 생각과 그림이 합쳐진 포스팅의 제목입니다. Grin은 '영어로 싱글벙글 웃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한국어 '그림'과도 발음이 유사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가끔은 추상적인 생각들을 담아볼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