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O V I E R E V I E W
C A S T A W A Y이 영화는 많은 분들께서 그냥 '무인도 표류기' 정도로만 기억을 하고 계실 겁니다. 저도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EBS에서 Cast Away가 나오는 것을 다시 보고 그러한 생각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영화 감독은 초중반부까지의 무인도에서의 생존보다 후반부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척 놀랜드(주인공, 톰 행크스)의 삶을 통해 더 하고픈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영화 후반부를 보며 느꼈던 것을 글로 남겨 보고자 합니다.
척 놀랜드는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x)의 시스템 엔지니어입니다. 직업 특성상 매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통제해야 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었죠. 그러던 중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1500일 동안 무인도에서 시간의 통제보다 '생존'이라는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의지할 것이라고는 켈리(회중시계 속 사진)와 윌슨(배구공)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무인도에서 지내다가 극적으로 다시 문명 사회로 돌아왔지만 돌아온 일상은 너무나도 낯설고 이질적이었습니다.
지인들은 4년 만에 생환한 척을 축하하려 파티를 하고 돌아가지만, 친구들이 돌아간 다음 테이블에 한 가득 남은 초밥, 대게 등등 음식은 음식 같아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테이블 한 쪽에 놓인 라이터를 들고 척은 불을 켰다가. 껐다가.... 를 반복합니다. 섬에서 그렇게 어렵사리 불을 피우고 좋아하던 그 표정과 달리 아무런 표정이 없이 그저 같은 동작만 반복하며 라이터의 불을 지켜볼 뿐이었습니다.
4년 이라는 시간동안 척의 약혼자 켈리는 척이 죽은 줄 알고 다른 남자와 만나 아이도 낳고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아직도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고 고백했지만 그 사이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가로 막고 있었습니다. 900km 거리의 바닷길보다 더 크고 거대한 것이 서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척은 무인도를 탈출했지만 여전히 그는 문명사회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봤을 때 무인도에서는 '귀가'와 '생존'이라고 하는 목표가 있었지만, 정작 돌아온 삶에 자신이 쉴 수 있는 곳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결국 무인도에서 탈출도, 자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그저 묵묵히 숨만 쉬며 내일을 기다렸던 때보다 더 우울하게 보였습니다. 표정도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섬에서 탈출했고 문명사회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표류 중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요?
주인공은 이미 해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척은 친구와 저녁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이제는 뭘 하면 될 지 알 것 같아.
그냥 숨을 쉬면 돼.
내일이면 새로운 태양이 뜰 거거든.
파도가 또 무엇을 가져다 줄지 누가 알겠어?"
결국 정답은 '그냥 오늘 하루도 숨을 쉬면 된다'였습니다. 척이 그 어려운 과정과 힘든 역경을 헤치고 돌아와서 다시 깨달은 것은...
'그냥 오늘도 숨을 쉬면 된다 것'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며 든 생각은 '언제나 그런 것 같다. 현상은 복잡하지만 진리는 간단하다'였습니다.
영화 끝에서 척 놀랜드는 처음 섬에 표류될 때 그에게 희망의 상징이 되었던 날개 문양의 택배를 다시 발송인에 돌려주러 갑니다. 하지만 집에 발송인은 없었고, 결국 자신에게 희망의 상징이 되어준 은인을 만나지 못한채 돌아옵니다. 돌아오는 길에 사거리에서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 중인데, 웬 아리따운 붉은 머리의 여자가 와서 길을 잃었냐고 묻고는 사거리의 방향에 대해 설명해주고 홀연히 떠납니다.
그리고 트럭 뒤에는 자신에게 희망을 줬던 그 날개 문양이
보입니다. 놀랜드는 사거리를 다시 한번 더 둘러보고 묘하게 웃으며 끝납니다.
우리에게도 언젠가, 그렇게 숨 쉬며 오늘을 살아가다 보면
무엇인가를 받게 될 그 날이 오지 않을까요.
Written by MotiV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