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15일(수)
그냥 훌쩍 떠났던 광복절
광복절의 의미 따위 생각이 나질 않았다.
복잡한 감정에 무작정 진주행 버스를 탔다
아는 동생이 데려다준 삼천포
그냥 모든 감정을 쏟아냈다.
내 감정을 받아준 동생에게 고맙기도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밥을 샀다.
동생이지만 오늘만큼은 누나같았다.
ㅡ 16일(목)
그리고 그 다음날
이상하게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찜질방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밤을 세웠다.
돌아오는 버스 안
왠지 멀리 보이는 멋진 광경보다는
눈 앞에 것들이 더 집중되는 때인 것 같다
ㅡ 16일(목) 저녁
하루종일 잠을 자다 저녁에 친한 지인을 만났다.
복날이란다.
지친 몸에 닭 한마리 선물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편하고 솔직하게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청하 두 병을 선물받았다.
원래 단 술인지는 몰랐지만,
쓰게만 느꼈던 술이 달게 느껴졌다.
그냥 고마웠다.
ㅡ 17일(금)
오늘은 예비군, 얼른 마치고
고향 집에서 쉬다가 운동.
역시 나무가 많은 우리집이 좋다. 공기가 좋다.
몇달 전 심었던 모가 벌써 많이 자랐다.
아버지와 함께 논에 물을 흘려주고는
기분이 좋아져 한 컷.
복날이 지나서 그런가 선선한 느낌.
가을이 오려면 멀었지만
벌써부터 황금 빛 논이 상상된다.
얼른 선선한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