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마음을 건드리는 글을 써주시는 님이 창시(?)하신 번호일기란 게 있다. 그 글들을 보면서 “우와! 정말 쉽고 간결하게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네.”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도.. 따라해보려고 한다. ㅎㅎㅎ
(물론 난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ㅠㅠ)
1. 시작이 두려워졌(었)다.
지난번에 쓴 언어 관련한 글이 내 생각보다 너무나 많은 관심을 받아서 매우 크게 당황했다.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 없어보일까봐 차마 표현하지는 못했는데… 그랬다. 왜 그렇게 당황스러웠을까 라고 고민해봤는데, 나는 은연중에 “글 보상 = 글 가치” 라고 은연중에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매우 좋은 글을 쓰고도 여러 가지 환경적 이유 (팔로워라든지 글 올린 타이밍이라든지) 때문에 글 가치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도 매우 많이 본다. 하지만 내가 팔로우하고 있는 분들 중 높은 보상을 받는 분들은 전부 그 보상이 적다고 느껴질 정도로 가치있고, 공감되는 멋진 글을 써주시는 분들이다. 그런 분들만 보다보니 당연히 ‘높은 보상 글 = 높은 가치’ 라고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하지만 나 스스로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난 멋지게 글쓰는 능력이 없다는걸 알고 있다. 내 글의 가치가 뻥튀기 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당황했던거다.
물론 스팀잇에 가입했을때부터 내 글쓰기 실력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건 아니다. 사실… 아주 잘 쓴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균 이상은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니 매우매우 부끄럽기 짝이 없다 ㅠㅠ) 좋은 교육을 받아서 당연히 글도 꽤 쓸거라 착각했다. 학부 교양과목에서 에세이를 제출했을 때 좋은 성적을 받았던 기억도 한 몫 했다. 그런데 직접 써보니 글이 안 써진다. 써도 유아틱한 글만 써진다. ㅋㅋㅋ 그동안 학교 및 회사에서 내가 썼던 글들은 이미 주어진 데이터와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한 글이었을 뿐, 내 글쓰기 실력은 중학교 일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거다. 당연히 세련되게, 멋진 단어를 사용하면서 글을 쓸 깜냥 자체가 안된다. 내 사고력도 현재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만 먹힐 뿐, 철학적이거나 정말 깊은 사유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는 감히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내가 그동안 남들의 부러움을 당연시하게 생각하면서, 클라이언트의 무식함을 욕하면서, 조금이나마 으쓱댔던 걸 생각하면… 쥐구멍에 숨고 싶다.
어쨌든 그래서.. 내 진짜 실력이 드러날까봐 새로운 글을 못 올리겠다 (고 생각했다). 작가 Harper Lee 가 별 기대없이 쓴 ‘앵무새 죽이기’ 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자 그 이후에 어떠한 책도 출간하지 못한 일화가 생각이 나면서, 왜인지 모르게 동질감(!)이 느껴졌다. 아, 역시 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보다. 감히 하퍼 리와 나를 동일시하다니.
*하퍼 리 에피소드는 루머처럼 떠도는 이야기라고는 하는데, 해당 루머를 들었을 때 뇌리에 확 박혀버려서 그 다음부터 그냥 그렇게 알고 살고 있다.
그런데 계속 생각해보니 어차피 내 이전 글부터 읽으신 대다수 분들은 나에 대한 기대가 없을거란 깨달음이 찾아왔다. 그저 해당 주제가 그 타이밍에 여러 사람들에게 공감되는 주제였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거다. 난 원래 글을 올리고나면 내 글을 다시 읽지 않는다. 이미 글을 쓰면서 어떻게 흘러가는 내용인지 알기 때문에 다시 읽는 게 재미가 없다. 그 시간에 다른 분의 글을 읽는게 백배 더 재미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혹시 내가 날 과소평가(?)하는건 아닌가’ 하는 마음에 글이 박제되기 전에 다시한번 읽어보았다. ……역시나 였다 ^^ 역시 난 날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았다. 다른 분들이 공감해주신 게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해당 글로 인해 나에 대한 평가가 올라갔을거란 두려움을 갖을 필요도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난 부담갖지 않고 예전과 같이 소소하게, 쳇바퀴 일상 속 내가 느낀 점을 “얕은” 사유의 결과와 함께 공유하기로 했다.
아, 그런데 이번 보상으로 한가지 기쁜 점은 내 글 중 가장 높은 보상을 받은 글이 "그나마 덜 부끄러운 글"이라는 게 좋다. 그 전까지는 내 흑역사 글이었는데…. 참 다행이다.
2. 포스팅 주제는 차고 넘치지만…
다른 건 제치고 여행 포스팅만 본다고 해도 지난 1월말 스팀잇 가입 이후로 갔다온 곳이 꽤 되기 때문에 포스팅 가능한 주제는 많다. 그런데… 전부 핸드폰 메모장에다 끄적거린 수준에서 멈춰있다. 난 일기 수준의 글 하나를 완성하려면 거의 일주일의 시간이 걸린다. 정말 맘먹고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쓰지 않으면 일주일도 모자를 때가 많다. 하루에 20분정도 쓰려고 마음은 먹지만, 일하다 중간중간 남는 시간에 스팀잇에 올라온 다른 글 읽고 신나게 댓글달다보면 내 여유시간은 이미 다 끝나버린다 ㅠㅠ
이렇게만 적으면 내가 포스팅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 자신을 위해 글을 쓰려는 의도가 크다. 내가 그 곳에서 어떤 걸 보고 느꼈는지 기록에 남기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흐릿해져서 내 생각을 정리할 기회가 영영 사라진다. 조금이나마 기억과 그 당시의 감정이 살아있을 때 정리해두고 싶다. 나는 대학교 2학년 이후로 일기장을 쓰지 않았다. 과제나 시험, 네트워킹 등등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바삐 지냈다. 졸업하고 나서는 일 때문에 더더욱 일기를 쓸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도 매일매일 일기를 쓰는건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못하지만.. 최소한 일주일에 글 하나 정도는 이곳에 올려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있는지 기록하고 싶다. 그게 아니라 나 혼자만의 일기장에 고이 적는다면… 3주도 안되서 때려치울테니. ㅎㅎ
어찌되었건 난 로마에서 있었던 빡침사건과 미술관 에피소드, 자카르타에서 목격한 이해안되는 일, 도쿄의 새로운 모습을 본 여행은 꼭 쓰고 싶다. 아, 지난번 교토여행 후 받은 바우처를 쓰러 다시 교토 간 얘기도 웃긴데… 물론 그 중 한 두개만 써도 많이 쓰는 것일테지만… 다른 여행지를 다녀온 기록은 다 안 쓰고 넘어가더라도 저 에피소드들은 다른 분들도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일들이어서, 써보면 2018년 상반기에 내가 어디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록용 일기가 될 것 같다.
3. 결국은 내 다짐용
결론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내 페이스대로 부담없이 일기를 쓰겠다는 다짐이다. 다만 한가지 소망이 있다면, 일주일에 하나씩이라도 글을 완성했으면 하는 "작지만 큰 소망"이 있단거. ㅎㅎ
덧, 이 글은 제 다짐용 글이니 "당연히" 보상거절입니다아아아아 :D 절 애정하는 마음에 보팅해주고 싶은 마음은 다 알고 있지만, 아껴주세요 ㅎㅎ 여러분의 보팅파워는 소중하니까요 ! 아, 댓글에 보팅해주시는것도 정중히 사양할께요.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전 보상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