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마을 경사진 언덕을 타고 오른 짠바람에
말라 비틀어진듯 여기저기 꼬부라져 자라난 섬초
못난 얼굴을 위로하듯이 단맛은 더 깊었다.
땅바닥에 쭈그려앉아 부산히 꼬리를 자르는 손
엉성한 포대를 하나 둘 채우며
노인은 그저 땅만보고 있었다.
“살까? 어쩌지? 비싸게 부를까?”
망설이는 사이에 바퀴는 벌써 저 멀리 가버렸다.
차를 멈추치 못한 아쉬움이 못내 남았다.
아쉬움은 형편에 따라 풀어본다.
번듯한 박스에 담긴 시장표 시금치 한박스
마루바닥에 털퍼덕 앉아서 뿌리를 긁는다.
흙을 털어낸 잘난 시금치
어느새 손에 밴 향긋한 단내
마루를 따라오던 겨울해가 어느새 무릎위를 비춘다.
저녁 밥상엔 달큰한 시금치가 오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