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ner maketh man !!
Kingman에서 콜린 퍼스가 폼나게 읊어서 유명해진 대사입니다
그 장면 잠깐 보고 가실께요 ^^
그런데 어제 (2018.2.11) 중앙선데이에서 이런 제목의 기사를 실었군요
(기사 원문 링크 : https://steemit.com/submit.html)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라는 신동헌씨와 남성복 편집숍 알란스 대표 남훈씨 두 사람의 대담을 기사화 한것입니다
내용중에 기사 제목과 관련된 부분으로 이런 내용이 있군요
신=그런데 여행 복장을 생각하니 한숨이 나오네.
남=(웃음)최근에 피렌체를 다녀왔는데 두오모 앞에 가니 멀리서도 한국 사람들 그룹을 알 수 있겠더라. 원색의 아웃도어 의류를 입은 사람은 무조건 한국 사람들이더라.
신=그런 것도 아까 말한 것처럼 패션은 사회적인 것이니까 남들에게 맞출 수밖에 없는 걸까. 패션의 나라에 갈 때는 우리끼리의 사회성이 아니라 외국 문물도 좀 눈여겨 보면 좋겠는데.
이런 얘긴 새삼스러운건 아닙니다
그동안 한국 중,노년층의 해외 여행 복장이 등산복, 아웃도어 복장 일색인것에 대해 외국인들 눈에도 이상하게 비치고 꼴불견이라는 얘기들은 심심찮게 신문 칼럼으로 다뤄지는 소재였습니다.
ㅎ 맞아요.
제 눈에도 좀 촌시럽고 매너도 아닌것 같습니다
그런데 꼭 그렇기만 한걸까? 하고 생각을 다시 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신문의 한 컬럼에서 비롯된건데요
중앙일보의 기사를 보다보니 '뼈 읽어주는 학자'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이상희 교수가(캘리포니아大 인류학과 ) 예전에 쓴 칼럼이 떠 올랐습니다
(기사 본문 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10/2017021001968.html?rsMobile=false)
라는 제목으로 쓴 컬럼입니다
이교수는 수십만~수백만년 된 사람 뼈와 화석, 그 유전자에 남겨진 흔적을 바탕으로 인류의 기원과 진화를 추적하는 학자이다보니 기자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20년 넘게 뼈를 연구했으니 사람의 신체 골격만 봐도 인생이 보일 것 같네요.
이에 대한 이교수의 답변이 참 가슴을 치더군요
"몇 년 전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려고 기다리는데 아줌마 단체 해외 관광객들을 봤어요. 모두 등산복으로 차려입었더라고요. 그때 한국에선 '아저씨 아줌마들이 센스 없게 등산복 입고 해외여행 간다'고 뭐라고 하던 때였는데요. 그분들 몸을 보니까 눈시울이 뜨거워지더라고요. 머리에서 어깨로 내려오는 승모근이 두껍고 O자형 다리가 많더라고요. 일을 많이 했다는 증거죠. 장딴지(종아리)가 짧은 분이 대부분인데, 어릴 때 영양 상태가 나빴다는 얘기죠. '어렵게 자라서 평생 일만 하다가 드디어 해외여행 나가시는 분들이구나. 그런데 등산복 입었다고 왜 욕하나' 싶더라고요."
평생 뼈를 연구하고 인체의 골격을 연구한 학자의 눈에 등산복 입은이들에게서 그들의 삶이 읽혀진거지요
이 교수 눈에는 촌스럽게 보이는 등산복 복장의 중장년 남녀 해외 여행객들의 신체에서 드러나는 "머리에서 어깨로 내려오는 두꺼운 승모근과 O자형 다리"에서 그 사람들의 어릴 때 안좋던 영양 상태와 평생 일만 해온 분들의 힘겨움이 보이고 그러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요
우리에게는 없는 그 사람들의 모습만으로도 삶을 읽어 내는 그런 특별한 눈이 이교수에게는 있었던거지요
전, 이교수의 칼럼을 읽은 이후 등산복 차림의 여행객들을 볼 때 마냥 매너가 없다던가 촌시럽고 외국인들에게 쪽 팔린다는 느낌은 안가집니다
물론 해외 여행 가면서 마치 에베레스트 정복하러 가는 전문 등산가들처럼 최고급의 등산복을 좌악 빼입는 것은 정말 웃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 나름대로의 숭고한 삶을 살아 오신 이들이라 생각하면 그런 모습마저도 졸부의 천박함이네 마네 하며 마냥 비웃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전 이상희 교수의 칼럼을 통해서 참 많은것을 배웠어요
공부를 제대로 한 사람의 눈에는 내눈엔 안뵈는 이런게 보이는구나 하는걸 깨닫게 하는 칼럼이었습니다
교양 좀 있다는 사람들에 의해 형성 된 사회적 인식체계라는게 많은 경우 타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일수도 있겠구나
그러면서 사회적 교양이란 이름의 이면에 내재한 어떤 허위의식이랄까요 그런것도 느끼게 되었구요
등산복 여행 차림과 근골격의 관계를 통해 도출되는 실존의 삶에 대한 이상희 교수의 통찰은 인간에 대한 깊은 공부가 있을 때 비로소 눈에 보이는 새로운 관계들이다 싶었습니다
이런 통찰의 눈은 어떤 특정 사안에 대해 관점을 달리하는 정도로 보이는것들이 아니다 싶어요
창의성 관련해서 관점을 새로이 디자인 해야 한다는 자기 계발론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주장을 전혀 무가치 하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그 한계도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깊은 공부의 토대 없이는 아무리 관점을 이리 저리 바꾸고 뒤집어 봐도 안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 깊은 공부를 한 이들의 눈엔 굳이 인위적으로 관점을 바꿔 달리 보려 하지 않아도 새로운 관계들을 발견해 내는 눈이 그저 자연스레 갖춰지는듯 싶어요.
그게 이상희 교수 같은 진정한 고수들에게서 느껴지는 내공의 힘 아닐까 싶습니다
여튼 나는, 여행객의 등산복차림을 마냥 매너없는 복장이라고만은 안본답니다 ㅎ
(그런데 이런 복장면에서가 아니라 한국 중장년, 특히 5~60대 이상 남성들이 공공 장소에서 보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없는 무례한 행태들은 정말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경우가 많습니다. 고쳐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