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잘 때 더이상 안고 자지 않는 피규어를 처분하려 하고, 그 중 하나를 나에게 보내준다고 했다.
싸늘했다.
하지만 미파로부터 버림받은 피규어 중엔 만화 '원피스' 중 가장 좋아하던 캐릭터, '비비'가 있었다. 어떤 저주를 담아 보낼까 걱정도 됐지만 그 당시에는 비비에 홀려 미파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것이 훗날 어떤 사건을 초래하게 될 지도 모른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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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스럽게 비가 오던 어느 날, 누군가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창밖의 빗소리때문인지, 노크소리가 유난히 사무실안에 울렸다. 택배아저씨였다. 어두운 색의 우의는 비에 젖어 있었고, 아저씨는 두 눈을 치켜 뜨며 입을 열었다.
"권뉴발..씨...되십니까?"
"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저씨의 목소리와 치켜 뜬 두 눈에는 짜증이 섞이기 시작했다.
"권뉴발씨 되시냐고요"
"네??? 권뉴ㅂ...?? 아아, 아 네네 맞아요! 권뉴발"
미친파놈이 정말 '권뉴발'로 보냈다.
내 본명도 아는 놈이 그러니 더욱 공포스러웠다.
택배를 받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택배상자에는 각종 저주의 주문이 쓰여져 있었다.
정말 꼼꼼히도 저주를 퍼부었다.
오싹했다.
사무실에선 절대 이 박스를 열어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쪽팔려서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아무튼 쪽팔려서는 아니다.
나는 이 저주의 상자를 빠르게 가방에 넣고, 퇴근 후 집에가서 열어보기로 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쪽팔려서는 절대 아니다. 레알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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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했다. 박스를 꺼냈다. 저주가 방 안에 퍼질까봐 서둘러 박스를 뜯었다. 포장지를 조금 뜯었을 때 상단에 이상한 볼펜 자국이 보였다.
"뭐지? 누가 쓰던 상자였나?"
나는 큰 신경을 안 쓰고 포장종이를 다시 뜯어갔다.
그 순간,
"으악!"
포장 종이 아래 숨겨놓은 또 다른 저주였다.
이제는 그저 실소만이 새어나왔다.
실소가 새어나오다니.
스팀잇 안에서 미파형의 각종 저주를 받으면서 내성이 좀 생겼나보다.
그래도 모든 테이프를 뜯어내고, 드디어 박스를 열어 볼 일만 남았다.
이제 드디어 '비비'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하...... 인성...ㅎㅎㅎㅎㅎ 끄덕끄덕.
생각보다 훨씬 미X놈이었다.
이제 저주고 뭐고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왠지 내가 화내고 열받아하면 미파형이 기분 좋아할 것 같아서 꾹꾹 참았다. 내가 이렇게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해 준 미파형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ㅗ중지(中指)ㅗ를 전한다.
첫 장을 시작으로 미파형의 저주는 약 20장이나 계속되었다.
<저주가 지겹긴 또 처음...>
<아니 ㅎㅎ 아시나요형은 갑자기 왜?ㅎㅎ>
<차마 미미별형 아이가 볼까봐 못 보낸 걸
나한테 보낸 모양이다. 착한 미파형 ㅂㄷㅂㄷ.>
드디어 지겨운 저주가 끝나고 '비비'가 보이기 시작했다.
쓰레기에 묻혀있는 채로.
비비를 한시 바삐 쓰레기더미에서 구해주었다.
온갖 저주를 견뎌내며 꺼내 본 '비비'는 영롱하기 그지 없었다.
그럼 이제 미파클로스의 선물.
비비를 소개 해 보자.
<영롱한 자태의 비비>
<나를 위해 요리를 해주는 비비>
<잘 때 미파의 저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비비>
<어디든 항상 같이 나가고 싶어하는 비비>
<자기 포스팅하는데 지켜보는 비비>
그렇게 나는
미파의 갖은 저주를 견뎌내며 비비를 얻을 수 있었다.
끝.
뿅!!💕
아,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ㅇㅇ.
누가 미파형도 좀.
[내용추가]
이 포스팅을 하니까
미파형이 자기 또 이미지 세탁한다고 너무 좋아하네ㅎㅎㅎ
미파형이 기분 좋아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순 없지ㅎㅎㅎ
<미파형의 진실>
<해당 포스팅의 본래 댓글>
미파는 지옥입니다. 여러분. ㅎㅎㅎ
현혹되지 마시옵소서.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