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몇 외국친구들이 '한국 잘됐다! 축하해!'하며 메시지를 보내줘서 좀 울컥했다.
한국인으로 교육받고 자란 사람이 아니고서야, 지금 한국인의 기분을 100퍼센트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냥 그걸로 충분했고, 그 한마디가 고마웠다.
난 어제 하루를 다른 날과 똑같이 보냈다. (아니, 남의 자전거에 치여 넘어지긴 했다.)
내가 한국인이고 남북정상회담이 있다는 건 회사 사람들도 다 알았지만, '한국 잘 됐다나봐요' 한마디로 싱거운 반응이었다. 미사일이나 전쟁 얘기를 할 때랑은 전혀 다른, 근데 그게 그냥 평범했고 딱히 흥분된 모습은 없었다. 나 조차도.
집에 와서 저녁밥을 먹고 휴대폰으로 언니와 대화를 시작하자 언니가 인터넷으로 중계방송 한번 보라며 권했다.
그리고 회담이 끝날 때까지 보며, 설명이 힘든 복받치는 기분이 들었다.
중계 중간중간 실황을 지켜보는 한국인들의 표정을 보여주는데, 거기서 내 눈시울이 점점 뜨거워졌다.
한국인으로서 모두가 바라는 그것에 큰 한발짝 성큼 다가간 기분. 지난 긴 세월동안 계획도 모양도 없이 꿈만 꿔오던 것이, 이제 현실화될 것 같은 희망으로 보였다.
결국 난 좀 울었다.
그제 밤에 잠을 설치고, 카페인을 복용해서 감정적인 상태이기도 했지만 결국 눈물이 났다.
다른 한국사람이 옆에 있었으면 더 울었을 것 같다. 솔직히 이 벅찬 느낌을 같이 나누고 싶었던 것 같다.
다른 나라들은 '대한민국'과 '북한'을 2개의 나라로 취급하지만, 적어도 한국에선 그런 교육을 받지 않았다. 서로 잃어버린 반쪽, 우리는 하나고 가족이라는 가르침이었다.
이게 국가적 세뇌건 아니건간에, 남한 뿐만이 아니라 북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제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희망, 이 기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우리 아빠가 태어난 곳이나,
외할머니의 친척들이 아직 있을지도 모르는 그곳, (외할머니는 가끔 고향생각에 우셨다...)
군함들의 도발에 수업시간에 피난 가야한다는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되고, 그런 민족의 싸움으로 새파랗게 젊은 청년들이 피 흘리며 세상을 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살지 않으면 도저히 경험하기 힘든 이 일들을, 차마 내 기분을 알아달라고 주변에 말할 수 없어서 꾹꾹 눌러왔다.
근데 어제의 남북정상회담은 그런 내 기분을 위로라도 하듯, 너무나도 한국스럽고 다정하고 평화롭게 '잘' 됐다.
한국의 국민들은, 휴전 상황에서 생활하면서도 보장도 없이 쿨한 척, 잘될 거라는 꿈만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 현실이 될거라고 믿는다.
이런 기분을 내가 사는 동안 느낄 수 있게해줘서 감사하다.
기분을 글로 정리하면서도 눈물이 난다.
...
휴, 나도 한국냉면 먹고싶다.
진짜 한국냉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