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대한 답은 뒤에서 구해보고, 일단 월드 와이드 웹의 시가총액은 얼마일까요?
팀 버너스리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1999년 영국 타임(TIME)이 선정한 가장 중요한 인물 100명에 뽑힌 분 입니다. 무엇을 한 아저씨인가 하면 무려 '월드 와이드 웹'(..)을 발명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은 이에 비하면 비길 게 못 됩니다. 하지만 이 아저씨는 돈은 벌지 못했습니다. 강연료나 인세로는 벌었겠지만 웹을 만든 대가도, 특허도 없었습니다.
웹을 창조한 사람은 한푼도 못 벌고, 수십년 후 태어난 하버드 너드 저커버그는 수십 조를 긁어모았습니다. 웹의 역설이죠. 웹의 시대엔 프로토콜은 돈이 되지 않고, 그 위에 올려 놓는 앱을 만든 사람이 돈을 쓸어 담습니다.
웹이 가치가 있다는 사실, 어마어마하게 큰 가치가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웹의 시가총액은 '0'입니다. 웹의 시대엔 돈으로 환산되는 가치가 앱에 집중됩니다.
반면 블록체인은 프로토콜 그 자체가 위력을 발휘합니다. 웹에선 앱이라는 좋은 중개자가 나타나서 많은 일을 처리해주고 수익을 거둬갑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선 프로토콜에서 대부분의 가치가 발생합니다.
일종의 인프라, 규칙인 프로토콜에서 가치가 발생하기 때문에 누구나 프로토콜에 기여하는 사람이 보상을 받습니다. 이게 문제의 바로 그 코인입니다. 코인이 다시 현실 세계의 법화와 (다소 이르게) 링크가 생기면서 가격이 발생하고 수 많은 논란이 이어집니다.
우리가 웹의 시총을 측정할 방법을 모르듯이 프로토콜의 가치 측정은 낯선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앱의 시총을 재려는 방식으로 주식가치 평가의 잣대를 대보기도 하고, 우리가 쓰는 화폐의 기준을 적용해보기도 하죠.
dApp의 사용자 수, 트래픽 등이 평가의 기초가 될수도 있지만 이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극히 일부일 뿐이며, 발행량이나 사용처도 유동적이고 청구권이 있는 것도 아닌 코인이 이 수치들과 연동된 근거는 아직 뚜렷하지 않습니다 (후에 귀납적으로 어떤 근거가 나올 순 있습니다)
당연히 저도 측정할 방법은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 대상으로서 가치에는 아직 회의적입니다. 어쩌면 꽤 오랜 시간 동안 '적정 가치 평가'의 해답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횡보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건 우리가 쓰는 법화와 연동된 가치가 흔들릴 뿐입니다.
처음 계량해보는 대상을 기존의 방식으로 잴 수 없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틀렸다"고 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측정법이 없다고 해서 가치 자체를 부정하거나 '허상'이라고 낙인 찍을 순 없습니다.
아직 웹과 인터넷, 브라우저의 차이도 인식하지 못한 사람이 많은 시대에 도깨비 같은 신상이 또 나타나 버렸습니다. 지금 같은 때엔 과하게 흥분도, 비관이나 결론도 부적절해보입니다. 일단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답을 유보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요?